▶ “조용히 걸어 온 내 삶의 고백
▶ 한국어판 낸지 26년만에, 본인의 인생 담아
영문 책 ‘My Pathway’(한글명 나의 오솔길·작가 정광섭) 안에는 글쓴이의 살아온 연륜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1987년 한국에서 발행된 책 ‘나의 오솔길’(출판사 창우사)을 26년 만에 영문 번역한 ‘My Pathway’(도서출판 지식공감)가 2월말 출간됐다.
이 책은 자서전으로 저자는 정광섭(87) 옹이다. 그는 나의 오솔길을 61세가 돼서 내놓았다.
나이 61세에 이르게 되면 이를 회갑이라 한다. 회갑은 자기가 태어난 해로 돌아 왔다는 뜻으로 ‘환갑’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정 옹은 자신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싶어서 이 책을 저술한 듯하다.
책의 제목을 나의 오솔길로 정한 데에 정옹은 “모든 면에서 부족하고 허물이 컸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을 돌이켜보면서 내 인생길이 조용히 걸어온 ‘오솔길’ 같아 보여 이런 이름을 지었다”면서 “오솔길은 내 삶의 조용한 고백이기도 하다”며 자신을 낮췄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같이 부족하고 허물이 컸던 삶을 산 사람은 아니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63년 일본 동경교육대학(현 즈꾸바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 당시 몇 안 되는 유학파 출신 박사였다.
이후 경기대학 교수와 신흥실업전문대학 초대학장, 숭실대학 교수, 부설 한국미래연구소장, 서울대학교·장로회신학대학·총신대학 강사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서울대, 외국어대 , 이화여대 등 여러 대학의 교재로 사용됐던 자연과학개론, 물리학 등 다수가 있다.
특히 정옹은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 전 서울 고등학교에서 물리 교사를 맡으면서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 김성기 전 법무부장관, 조순형 전 국회의원 등이 그의 제자들이다.
존경받는 교사와 교수라는 직업을 뒤로하고 정옹이 1971년 3명의 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온 이유는 보다 나은 세상에서 자식들을 키우고 싶다는 열망에서였다.
그는 이민 초기 샌프란시스코에서 식품점을 운영하기도 했고 한국으로 출강을 나가기도 하면서 에스겔(59)·에스더(56)·에스라(53) 1남2를 번듯하게 키웠다.
성공한 부동산대표와 피아니스트 그리고 베이지역에서 ‘법정의 호랑이’로 잘 알려진 정 에스라씨가 정옹의 자녀들이다.
또한 5명의 손자손녀를 두고 있다. 26년만에 나의 오솔길을 영문으로 번역한 ‘My Pathway’을 내놓게 된 계기도 손자손녀 때문이다. 그는 책을 통해 뿌리와 할아버지의 인생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번 번역 작업에 손자손녀 5명이 교정을 맡는 등 할아버지의 책속에는 이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김판겸 기자>
책 ‘나의 오솔길’ 한글판과 영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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