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경기 위원들이 와서 기다려보라고 하더라고요.”
경쟁 상대의 실수로 생각지도 않았던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박인비(25)의 말이다. 박인비는 24일 태국 촌부리에서 끝난 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아리야 주타누가른(태국)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주타누가른에게 2타 뒤진 채 먼저 경기를 끝낸 박인비는 주타누가른이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트
리플보기를 기록하는 바람에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거둔 박인비는“ 오늘 5언더파를 쳤는데 경기 내용이 만족스러웠다”며 “2, 3라운드에서 샷이 좋지 않아 욕심을 내지 않았고 주타누가른에게 뒤져 있었지만 나만의 플레이를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먼저 경기를 마친 상황을 묻는 말에 그는“ 17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1타 차로 따라가지 못해 우승은 어렵겠다고 예상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LPGA 투어 상금왕에 이어 올해도 상금 1위로 나선 박인비는 “2등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서도 우승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코어카드를 내고 라커룸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는 그는 ”경기위원들이 와서 기다려보라고 할 때에야 주타누가른이 고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주타누가른은 3라운드에서도 17, 18번 홀 연속 보기로 마무리가 좋지 못했고 이날 18번 홀에서는 결정타를 얻어맞았다.
박인비는“ 18번 홀이 워낙 예측하기 어려운 홀이라 나에게도 기회가 온 것 같다”며 “주타누가른은 18세 어린 나이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경기를 마친 뒤 눈물을 감추지 못한 주타누가른에게도 “태국의 희망”이라며 “이번 경험이 좋은 약이 돼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위로를 전했다.
약혼자 남기협(32)씨의 도움이 컸다고 밝힌 박인비는 “할아버지가 올해 82세이신데 소원이 돌아가시기 전에 대회 현장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하셨다”며 “이번 대회에는 할아버지는 물론 부모님과 약혼자가 다 함께 있을 때 우승을 차지해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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