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보다 100만명 적은 80만명 수준
호텔들 10만∼270만달러 패키지 내놔
내년 1월21일(현지시간)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취임식을 보려고 모여들 청중 수는 지난 2009년 1기 취임식 때보다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됐다.
통상 재선에 성공한 역대 미 대통령의 두번째 취임식에 대한 국민 관심도가 첫번째 취임식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실업률은 높은 수준(8% 내외)에서 맴돌고 있고, 감세 및 정부지출 자동삭감(재정절벽) 시한 연장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져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 축하 열기가 지난 11ㆍ6 대선 때처럼 뜨겁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오바마의 두번째 취임식은 새해 1월21일 정오(미 동부시각)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앞 층계 무대에서 거행된다. 취임식은 1933년 비준된 수정헌법에 따라 4년마다 1월20일 개최됐지만 이번에는 20일이 일요일이어서 그 다음 날로 순연됐다.
지금까지 대통령 취임식 날짜가 바뀐 것은 오바마를 포함해 제임스 몬로(1821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1957년), 로널드 레이건(1985년) 등 모두 7차례다.
오바마 대통령은 레이건처럼 관례에 따라 취임선서를 내년 1월 20일 정오 백악관과 21일 정오 의사당에서 두번 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월20일 대법원장이 일부 단어의 순서를 바꿔 선창한 취임선서문을 그대로 따라 읽어 다음날 백악관에서 다시 선서를 하기도 했다.
워싱턴의 관광 담당 관리들은 취임 연설을 들으려고 의사당 주변 야외공원(내셔널몰)으로 모여들 청중이 80여만명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고 미 전국지 유에스에이(USA)투데이가 2일 보도했다.
4년 전에는 초유의 흑인 대통령 취임식을 보러 180만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인파가 몰렸다.
버지니아주(州) 페이펙스 카운티의 배리 비거 관광청장은 "모든 예상이나 추세로 볼 때 (오바마의 2기 취임식은) 연임한 대통령의 전형적인 두번째 취임식 모습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도시철도공사(WMATA)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2001년 첫 취임식 당일 워싱턴 지역의 지하철 승객은 60만2천명이었으나 2005년 두번째 취임식 때는 58만4천명으로 줄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1993년 1기 취임 때는 지하철 승객이 81만1천300명이었지만 1997년 2기 취임 연설 때엔 45만4천900명에 그쳤다.
2009년 오바마의 첫 취임식 때는 154만명이 지하철(112만명)과 버스(42만명)로 이동해 워싱턴 도시철도 사상 가장 바쁜 하루였다.
조지워싱턴대학의 마크 콘 필드 교수(정치학)는 "4년 전엔 첫 흑인 대통령의 첫번째 취임식이어서 세계와 전국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그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의 호텔들은 취임식과 관련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손님 잡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여름부터 취임식에 대비해 실무회의를 열고 있는 호텔의 마케팅 간부와 관광 관리들은 예약 속도가 4년 전만큼 빠르진 않지만 워싱턴과 취임 축하 퍼레이드 도로 근처에 있는 2만9천개 호텔 객실이 꽉 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09년 1월 호텔 투숙률은 98%였다.
워싱턴 인근 조지타운의 페어몬트 호텔 지배인인 애덤 나이트는 "4년 전 이맘때쯤 호텔은 만원사례로 빈방을 찾을 수 없었다"면서 "올해는 예약 속도가 좀 느리지만 놀리는 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호텔의 취임 패키지 상품은 1천∼270만달러까지 매우 다양하다.
JW매리어트는 270만달러(약 29억원)를 내면 나흘간 친구 300명에게 호텔 투숙, 80만달러 상당의 음식ㆍ음료 제공, 옥상 테라스 접근을 골자로 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리츠칼튼의 10만달러(약 1억836만원)짜리 패키지 상품은 나흘간 숙박과 워싱턴 시내관광, 일등석 항공권 2장, 취임 축하 퍼레이드 관람 파티, 취임 행사에 맞는 고급 의류 제공 등으로 짜여 있다. 5만달러짜리 패키지는 24시간 운전사 제공과 함께 루비 목걸이와 무도회 티켓을 선사한다.
페어몬트 호텔은 10만달러짜리 패키지 상품을 통해 18캐럿짜리 롤렉스 금시계 2개, 개(dog) 산책 서비스, 캐비어ㆍ샴페인이 나오는 밋나이트(자정) 뷔페 등을 제공한다. 이 패키지는 현재 예약률이 50%다. 1박 투숙료는 1천달러부터 시작하지만 최소한 4박을 해야 한다.
JW매리어트 호텔의 마크 앵드르 대변인은 "대통령 취임식은 워싱턴DC의 슈퍼볼(프로풋볼리그 챔피언 결정전)과 오스카(아카데미영화제), 그래미(미 최고 음악시상식)를 하나로 합쳐 놓은 것과 (효과가) 같다"고 말했다.
한편 취임식 행사를 책임지는 의회 합동 취임식준비위원회(JCCIC)는 지난달 29일 오바마 2기 취임식의 주제를 `미국의 미래에 대한 믿음(Faith in America’s Future)’으로 정했다.
준비위는 2013년이 에이브러햄 링컨이 1863년 노예해방을 선언하고 의사당의 돔(반구형 지붕) 위에 `자유의 여신상(Statue of Freedom:뉴욕항의 자유의 여신상은 Statue of Liberty)’이 세워진 지 150년이 되는 기념비적인 해로, 미국의 상징인 인내와 단합, 민주주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고 주제 선정 이유를 밝혔다.
57번째 취임식 준비를 맡은 JCCIC(위원장 찰스 슈머 상원의원)는 공식 축하 무도회, 퍼레이드 등 선서식을 뺀 모든 취임 관련 행사를 주관하며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주별로도 사교ㆍ친목 단체들이 취임 축하 무도회를 개최하는데 플로리다하원재단의 경우 저녁 티켓 한장 값이 500달러나 하지만 2009년 850명이 참가했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에 이어 의사당에서 백악관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 애비뉴(街) 1600번지까지 축하 퍼레이드를 한 뒤 백악관에 입성,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특히 이날은 흑인 인권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터 킹 목사 탄생 기념일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감회가 남다르겠지만 경제살리기ㆍ중동사태 등 현안이 산적해 두 어깨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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