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헌법신언문 항의 수십만 거리로$ 1명 사망 · 수십명 부상
이집트 시위대원들이 27일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무하메드 무르시 대통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집트 야권과 사회활동가들이 27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의 권한을 강화한 새 헌법 선언문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대규모 시위를 열었다.
일부 시위대가 진압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하는 등 충돌이 격화됐다. 일부 언론은 이날 시위에 100만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일간 알 아흐람 등 현지 매체는 이날 카이로 민주화 상징 타흐리르 광장에서 수만 명이 모여 무르시 대통령의 새 헌법 선언의 철회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에는 판사와 변호사 등 사법 관계자와 언론인, 자유주의·사회주의 세력들도 대거 참가했다.
시위 군중 속에서는 "우리는 정권의 붕괴를 원한다", "무슬림형제단이 혁명을 빼앗아 갔다"는 구호도 들렸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그룹인 무슬림형제단은 무르시의 지지기반이다.
경찰은 타흐리르 광장 주변에서 투석전을 벌이던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최루탄을 발사했고 50대 시위 참가자 한명이 가스 흡입으로 숨졌다.
이에 따라 이집트에서 벌어진 최근 시위로 숨진 이는 3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벌어진 시위는 무르시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한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규모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무르시를 "폭군"이라고 지칭하며 이날 타흐리르 광장에서 열린 ‘100만인 집회’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무르시 규탄 시위는 수도 카이로 뿐만 아니라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를 비롯해 페이윰, 카프르 엘 셰이크, 소하그, 다미에타, 샤름 엘 셰이크 등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열렸다.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수천명이 무르시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무르시가 지난 22일 현대판 파라오 헌법으로 불리는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한 이후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농성이 닷새째 진행 중이다.
이집트의 일부 학교는 이날 대규모 폭력 사태를 우려해 휴교했다.
이집트 교육부는 시위대의 충돌 가능성 때문에 이날 사립과 공립학교 재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집트 카이로대학도 전교생에게 하루 휴교한다고 통보했다.
무르시는 전날 새 헌법 선언문을 강행한다는 견해를 밝히면서 이집트 정국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무르시는 최고 사법기관인 최고사법 위원회 대표들을 만나 새 헌법 선언문은 주권과 관련된 사안에 제한적이고 한시적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지만, 야권은 "새 헌법 선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맞섰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이집트 민주화 운동가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독재하려는 대통령과는 타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집트에서 최근 시위대 2명이 숨진 사건도 무르시 반대 시위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지난 25일 나일 델타 지역 다만후르에서는 무르시 반대파가 무르시 대통령 최대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 사무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15세 소년이 사망했다.
카이로에서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새총에 머리를 맞은 17세 소년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숨진 시위대 청년의 장례식에는 수천명이 모여 이집트 정부에 분노를 표출했다고 일간 데일리뉴스 이집트가 전했다.
이날 카이로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던 무슬림형제단은 26일 오후 늦게 일정을 취소했다.
무르시는 지난 22일 사법기관의 의회 해산권을 제한하고 대통령의 법령과 선언문이 최종적인 효력을 갖는다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헌법 선언문을 발표해 이집트 야권과 지식인들이 ‘현대판 파라오 헌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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