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 10선에 성공한 제시 잭슨 주니어(47·민주·일리노이)의원이 당선 이틀만에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8일 소식통을 인용해 선거자금 유용 혐의로 지난 2009년 봄부터 FBI와 연방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된 잭슨 의원이 현재 FBI 측과 사전형량 조정(플리바기닝)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사전 형량 조정은 피고가 유죄를 인정하면 검찰이 형량을 감해주거나 일부 혐의에 대해 기소를 면해주는 제도이다. 선타임스는 잭슨 의원이 아직 유죄를 인정한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의 장남인 잭슨 의원은 FBI 수사가 진척되고 있던 지난 6월 의회에 병가를 내고 잠적한 후 양극성 장애(조울증) 치료를 이유로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유권자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잭슨 가문’에 대한 충성도 높은 지역구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64%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10선 고지를 무난히 달성했다.
잭슨 의원은 한때 시카고 시장과 연방 상원의원을 꿈꾸며 정치적 야망을 키워가던 흑인 사회의 기대주였다.
그는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직을 얻기 위해 당시 지명권을 갖고 있던 라드 블라고예비치 전 일리노이주지사에게 거액의 정치자금 기부를 제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나 지금까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해왔다.
잭슨은 또 선거자금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를 전용해 워싱턴 D.C.자택을 꾸미고 내연녀에게 4만달러(약 4천5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사주었을 뿐 아니라 정치 후원자에게 내연녀의 비행기 표 값을 지불하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잭슨이 정신건강 문제를 핑계로 은둔 생활을 하면서 10선 거저먹기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잭슨 의원의 정치적·법적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는 곧 기소돼 의원직을 내놓게 될 수도 있지만 연방하원 10선 타이틀은 그에게 ‘협상의 칩’을 제공할 수도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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