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사려면 융자로 충당될 돈을 제외한 나머지는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얼마나 준비해야 하나? 얼마나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오늘은 이에 관해 본다.
집을 살 때는 집 값 외에 이런 저런 비용으로 집 값의 4-5% 정도가 추가로 든다. 따라서 주택 구입 시 총 자금 수요는 집 값의 105% 내외이다. 이 중 내 돈을 얼마나 준비해야 하나? 이에 대한 답은 묻는 사람의 의도와 상황에 따라 다르다. 몇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보자.
(1) 저축된 돈이 많지 않아 최대한 융자로 충당하고 싶은 경우: 준비된 돈이 많지 않은 사람을 위해 은행은 집 값의 96.5%까지 융자를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다운페이에 쓸 돈으로 집 값의 3.5%만 준비되어 있어도 집을 살 수 있다. 이 3.5% 외에도 집 값의 4-5%에 이르는 각종 비용이 추가로 들지만, 이는 필요하다면 집을 파는 측에서 내주도록 하는 방식(seller assist: 셀러 어시스트)으로 해결할 수도 있다.
이렇게 집 값의 대부분을 융자로 충당코자 한다 해서 누구나 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돈을 빌려 줬을 때, 이를 갚을 능력이 있다는 것이 입증되는 사람에게만 준다. 다시 말해, 이런 융자야 말로 신고 소득이 원하는 융자를 받기에 충분한 데, 준비된 돈이 별로 많지 않은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연방 주택청 보증 융자(FHA 융자)인 경우에는 준비된 돈이 적을 뿐 아니라 크레딧까지 덜 좋은 사람이라도 소득만 충분하면 융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데 그 존재 목적이 있다.
그런데, 집 값의 96.5%를 융자 받는 경우는 물론이고, 융자금이 집 값의 80%를 넘게 되면, 한 가지 추가 부담이 따른다. 융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만치 일이 잘못되면 은행으로서는 그만큼 손해가 클 것이므로, 그 융자금에 대해 채무자가 보험을 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융자 보험(mortgage insurance)이라 하는 데, 연간 보험료가 융자금 잔액의 1.0%, 0.8%, 0.7% 하는 식으로 책정된다. 보험료는 융자 비율(loan to value: 집 값 대비 융자금 비율)이 높을수록 커진다. 즉, 85% 융자보다 90% 융자일 때, 또 그보다는 95% 융자일 때, 보험료가 더 많다. 융자 보험은 이론상 융자금 잔액이 집 값의 80% 이하가 되면 필요 없어진다. 이런 상황에 이르는 경우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융자금을 계속 갚아나가다 보니 잔액이 집 값의 80% 이하로 줄어든 경우이다. 둘째는 집 값이 올라, 내 상환 노력과는 상관 없이 어느 날 융자금 잔액이 집 값의 80% 이하가 되어버린 경우이다. 두 경우 모두 채무자가 융자 보험 종료 신청을 하면 은행이 이를 심사하여 가부를 결정한다.
(2) 가급적 많은 돈을 융자금으로 충당하되 모든 면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자 하는 경우: 다운페이를 20% 이상 하면, 융자를 받으면서 보험이니 무엇이니 어느 면에서든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게 된다. 다운페이를 30%나 40% 한다고 해서 그만큼 더 좋은 대우를 해주지는 않는다. 20% 이상이면 똑 같다. 그러므로 다운페이 할 돈 20%와 비용에 충당할 4-5%의 돈을 준비할 수 있으면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가급적이면 다운페이를 20% 이상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때도 비용은 필요하다면 셀러 어시스트 방식으로 조달할 수도 있다.
(3) 융자 가능 액수가 많지 않은 경우: 주택 융자가 얼마나 나올 수 있을지는 신고 소득과 다른 부채 상황에 달려 있다. 소득세 환급 신청서상 신고 소득이 적거나, 어느 정도 되더라도 다른 부채 상환에 상당액을 쓰고 있다면, 주택 융자 가능 액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있다면, 선택은 다음 셋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첫째는 융자는 나오는 만큼만 받고, 나머지는 모두 내 돈으로 준비한다. 저축을 통해서든 증여 등을 통해서든 필요한 돈이 준비될 때까지 주택 구입을 미루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둘째는 원하는 융자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신고 소득을 늘린다. 소득 신고는 1년에 한 번 하는 것이니 만치, 충분한 액수의 신고가 이루어질 때까지 1년 혹은 2년간 주택 구입을 미뤄야 할 것이다. 셋째는 다른 부채를 정리하는 것이다. 예컨대, 소득이 상당 수준이라 해도 자동차 론 상환에 월 $700, 크레딧 카드 값으로 월 $300을 쓰고 있다면, 이 둘 때문에 주택 융자 가능 액이 20여 만 달러 줄어든다. 이 둘을 모두 정리한다면, 그만큼 더 많은 융자를 얻을 수 있고, 또 그만큼 내가 준비해야 할 돈이 줄게 된다.
하상묵 (610-348-9339)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