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은 비겁했다
지난해 5월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참가했던 SEAL6팀 특공대원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자세히 그린 저서 ‘No Easy Day(만만한 날은 없다)’를 펴내 펜타곤과 백악관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왜냐하면 빈라덴이 전혀 무기를 지니지 않았는데도 사살해 당시의 미정부 당국 발표와 다르기 때문이다.
‘No Easy Day’는 출판되기도 전에 사전예약으로만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오늘부터 시내서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저자는 마크 오웬으로 되어있지만 그것은 필명이고 실제인물은 10여년 동안 미해군 특공대 SEAL6팀에서 활약해온 맷 비소넷이다.
2개 팀으로 나뉘어진 특공팀은 노스캐롤라이나 비밀기지에 빈라덴의 저택과 똑같은 모형을 지어놓고 3주 동안 야간침투작전을 연습했는데 출동 며칠 전까지도 숙소 폭격론이 우세해 가슴을 조렸다고 한다. 게이츠 국방장관과 CIA는 파키스탄 영토에까지 진입하여 비밀작전을 수행한다는 것은 실패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들어 B2폭격기 동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0파운드의 스마트폭탄을 32개나 떨어트리면 근처 주택가가 불바다가 되어 민간인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무엇보다 빈라덴의 시체가 공중분해되어 그가 정말 죽었는지 살았는지 미국민들을 설득시킬 방법이 없다. 폭격이냐, 특공대 투입이냐. 최종 결정은 군사령관인 대통령이 내리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오바마는 합참과 백악관국가안보팀의 특공대 투입 건의를 받아들여 대통령 판단력의 수준을 보여 주었다.
빈라덴은 전혀 무장하지 않고 있었으며 선두대원(팀장인 듯)은 3층 문앞에서 남자로 보이는 물체가 얼씬거리자 2발을 발사 했는데 이것이 빈라덴의 머리를 명중한 것이다. 이 특공대원은 쓰러진 빈라덴의 몸이 조금 움직이자 그의 가슴에 여러 발을 쏘아 확인 사살한 것으로 그려져 있다. 이 책을 쓴 비소넷은 빈라덴을 사살한 대원 바로 뒤에 있었는데 죽은 빈라덴이 진짜인가 아닌가를 확인하는 작업과 현장촬영을 맡고 있었다. 신문에 보도된 빈라덴 시체사진은 그가 찍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빈라덴의 수염이 회색이 아니라 검은데다 그가 생각보다 훨씬 젊어보여 확인에 혼란이 왔으며 할 수 없이 그의 몸길이가 6.2피트인가 재기까지 했다고 한다. 특공대원들은 울부짖는 빈라덴의 어린 부인에게 “이 남자가 누구냐”고 물었지만 “나의 주인”이라고만 말할 뿐 끝까지 입을 다물어 애를 먹었는데 자녀들에게 물어보자 딸이 “이 남자는 우리 아버지 오사마 빈라덴”이라고 확인시켜 준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No Easy Day’를 읽어보면 두가지 사실에 놀라게 된다. 첫째는 이 작전이 펼쳐지기까지 5년 동안 빈라덴을 추적한 CIA팀이 있는데 그 팀장이 ‘젠‘(가명인 듯)이라는 젊은 여자요원이라는 점이다. SEAL6팀은 이 여자요원의 지시로 움직이게 된다.
두 번째는 ‘테러의 아버지’로 불리는 빈라덴의 최후가 너무나 비겁하다는 점이다. 숙소에 있던 부하들은 대항하다 죽었는데 그는 총을 잡지도 않았다. 빈라덴과 부인들이 가슴에 자폭장치를 하고 달려들었다면 특공대도 상당한 피해가 있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자폭시킨 빈라덴이 자신은 마지막에 총 한방 못 쏴보고 죽었다는 것은 너무나 알카에다 보스답지 않은 비겁한 모습이다. 어떻게 죽어야 하느냐. 인간은 누구나 여기에 대해 평소 답을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빈라덴이 보여준 셈이다.
<이철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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