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과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내리면서 양 대선후보가 본격적인 선거 유세에 돌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왼쪽)이 9일 플로리다주에서 선거유세를 벌이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8일 보스톤 캠페인 본부에서 지지자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의견을 공유하는 딱 한 가지가 있다. 어떤 주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냐는 것이다. 양당의 전당대회에서는 결정적인 승자가 없었지만, 민주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에게 다소 유리한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평이다. 오바마가 주말 이틀간 플로리다주 버스 투어를 벌이고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가 버지니아주로 눈을 돌린 것은 이들 지역이 백악관의 다음 주인을 결정할 주요 승부처이기 때문이다. 두 진영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날부터 8개 경합 주에서 일제히 TV광고를 시작했다. 미국 대선전이 가시적인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혼재하면서 다양한 단계로 전개되는 가운데 두 후보는 앞으로 경합 주에 대한 선택과 집중의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대선을 58일 앞둔 9일 5가지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경합주 판세 변화
격전지의 지도는 크게 달라진 게 없지만 펜실베이니아주는 사실상 오바마에게 기울었다. 롬니는 과거 5차례의 대선에서 잇달아 민주당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준 펜실베이니아에서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폈지만 전세를 역전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의 출신지인 위스콘신 주에는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다. 이곳 역시 1984년 이래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곳이다. 롬니 측은 지난 대선에서 간발의 차로 빼앗겼던 노스캐롤라이나 주와 미시간 주 등에서는 승기를 잡았다고 본다.
오바마는 플로리다 주는 다소 힘든 곳으로 보면서도 아직 포기할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 주말 유세지를 플로리다 주로 잡은 것도 롬니로 하여금 이곳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하도록 하려는 속셈이다. 오바마 진영은 오하이오 주에서 롬니에 크게 앞서는데 대해 한껏 고무돼 있다. 롬니를 일자리를 팔아먹은 주역으로 묘사한 광고가 먹혀든 것으로 평가된다.
■TV 토론회
토론회는 대선전의 하이라이트이다. 전당대회가 ‘그들만의 잔치’라면 TV 토론회는 그야말로 후보들의 공약과 가치관 등 참모습을 볼 기회다.
올해 토론회는 초당적 기구인 ‘대통령 후보 토론 위원회(CPD)’ 주관으로 다음 달 3일 콜로라도주 덴버대학, 16일 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 22일 플로리다주 린대학에서 세 차례 열린다.
이 무렵 수백만표의 조기투표와 우편투표가 이뤄진다. 작은 말실수 하나가 판세를 크게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광고와 메시지
성공한 기업인으로 명성을 날린 롬니에게 중산층에 무관심한 정치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데 주력해 온 오바마 측의 노력이 앞으로는 정책 분야로도 옮겨갈 전망이다.
오바마 진영은 롬니가 노년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의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비판한데 이어 퇴직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보장연금(소셜 시큐리티)에 대한 롬니 측의 태도를 집중적으로 공격할 방침이다.
롬니 측은 초기의 광고 효과는 이미 약발이 다했다고 보고 앞으로 경제정책의 실패를 지적하는 내용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면서 오바마를 몰아붙일 계획이다. “오바마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살림살이가 4년 전보다 나아졌습니까?” 등의 슬로건이 내걸리게 된다.
■자유당 후보, 누구 발목 잡나
아직은 별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제3당인 자유당의 후보인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판세가 민주와 공화 양당의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두 후보의 우열을 점치기 어려운 경합주 승패의 열쇠는 존슨 후보의 손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시장과 전쟁 축소, 마리화나의 합법화 등을 주장하는 그는 플로리다, 애리조나, 네바다,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주 등에서 롬니의 표를 갉아먹을 개연성이 크다. 반면 콜로라도와 아이오와, 뉴멕시코, 오리건, 위스콘신 주 등에서는 오바마의 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돈
선거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변수는 역시 `군자금’이다.
지난 7월 말 현재 롬니 측은 1억8,600만달러를 모아 1억2,400만달러를 챙긴 오바마 측을 크게 앞섰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격전지에서 더 많은 광고를 쏟아부으려면 돈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두 후보가 선거의 향방과는 무관함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큰손들이 대거 모여 있는 뉴욕이나 LA 등지로 달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바마는 8일 트위터에서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70만건의 새로운 기부가 발생했다고 자랑했지만 참모들은 자금에서 롬니에 압도당할 것이라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