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찰스 레이 워커는 보일하이츠 지역 콘크리트와 철판, 흙이 뒤섞인 산업지대 로스앤젤레스 강변에서 초록빛 대나무 싹이 솟아난 것을 보았다.
텍사스 엘 캠포 출신의 홈리스인 그에게 땅 주인이 그곳을 깨끗이 청소한다면 머물러도 좋다고 말했을 때 워커의 마음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듯 부풀어 올랐다.“그건 마치‘무엇을 하고 싶어요? 무엇을 바꾸고 싶어요?’라고 묻는 것과 같았습니다. 이 땅에 무언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 무언가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한마디로 ‘와우!’였지요”라고 그는 말했었다.
그 후 20년, 워커는 음산했던 그곳을 과일과 야채의 정원, 장난감들의 동화 같은 전시장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는 벌거숭이 흙 언덕을 갈아 과일과 야채를 심었다. 길거리에 버려진 장난감과 기발한 표지판들을 잘 손 본 후 흙 언덕을 깎아 만든 흙 계단과 테라스에 재미있게 전시했다. 그의 작은 ‘대나무 숲’ 옆엔 주어온 합판으로 오두막도 짓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엔 텔레비전과 소파를 갖춘 안방극장도 만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워커는 자신이 만든 세계를 ‘각계각층’의 방문객들에게 공개했다 - 어린이들과 부모들, 거리벽화 화가들과 뮤지션들, 경찰관들과 가혹한 세상을 피해 잠시 쉴 곳을 찾는 다른 노숙자들이 찾아왔으며 2010년 워커의 이야기는 LA타임스 1면에 실리기도 했다.지난 8월26일, ‘대나무 찰리(Bamboo Charlie)’로 불렸던 61세의 찰리 레이 워커는 자신의 합판 오두막 바닥에서 웅크린 상태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몇 년 동안 궤양으로 심하게 아팠다. 그를 방문한 친구들은 병원에 갈 것을 권했지만 자존심 강하고 고집 센 워커는 괜찮다고 버티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식욕을 거의 잃었고 계속 수척해졌다.
8월25일 그의 ‘친구’ 알레한드라 테유카(20)가 그를 찾아와 불렀지만 대답이 없어 자는 줄 알고 돌아갔다. 그의 오두막은 거대한 시어스 백화점 건물아래 올림픽 불러버드 인근 프리웨이 언더패스 곁에 밖에선 안 보이게 잘 숨겨져 있다. 다음날 오후 찾아온 뮤지션 빈센테 지메네즈 등 2명의 다른 친구들이 그가 죽은 것을 발견했다.
검시관은 워커의 사인을 심장질환이라고 밝혔다.
그의 친구들은 워커의 정원에서 밤샘을 하고 있다. 그가 남긴 정원과 전시장을 약탈자들이 침입해 망쳐놓을까 우려해서다. 워커가 살아있을 때처럼 깨끗하게 거두고 워커의 ‘전시물’들을 유지하고 싶은 것이 그들의 희망이다.
“난 그가 진정한 민속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버려진 물건들, 얻은 물건들, Tm레기에서 아름다움을 창조해냈으니까요. 그는 정말 긍정적인 사람었습니다”라고 젊은 테유카는 ‘늙은 친구’를 추모했다.
워커는 트럭 주차장과 창고 사이 200피트 길이 40피트 넓이의 땅에 자신의 ‘전시장’을 만들었다. 액션피겨와 인형, 자동차와 동물인형 등 수천수백개의 버려진 장난감 들을 모아 자신의 상상력을 펼쳐 진열한 곳이다. 필스베리 도우보이도 있고 빈 라덴 꼭두각시, 잭 더 리퍼도 있다. 젊은 흑인왕자처럼 생긴 인형 주위에 바비인형들을 모아 세우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로 표현하기도 했다.
선반에는 책들도 진열되었다. 다니엘 스틸과 딘 쿤츠의 베스트셀러들도 있고 “신사가 되는 반쯤 완벽한 가이드”라는 안내서도 있다. 그는 밤늦게까지 깡통을 수집해 생계를 해결하면서 전형적인 홈리스의 편견을 깨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사람들은 홈리스는 당연히 구걸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난 다른 사람들에게 돈을 구걸하지 않겠다. 한 번도 그런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그는 늘 강조했었다.
워커는 자신의 정원을 자랑스러워하며 쉬지 않고 가꾸었다. 그의 정원에서는 감자와 딸기, 호박과 수박, 고추와 포도 등 온갖 과일과 야채가 끊임없이 철따라 꽃피고 열매를 맺었다.
어린 시절 목화를 따며 일했던 그는 주의결핍증 문제를 안고 자라났다. 이리저리 떠돌며 성인이 된 후에도 언젠가 휴스턴 인근 가족들에게 돌아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직장에서 일하기를 원했다. 한때 워커가 일했던 한 철강공장 감독은 그가 성실했다고 말한다. “언제나 남보다 한 시간 일찍 출근했지요. 친절하고 좋은 녀석이었습니다”
워커가 앓기 시작하면서 그의 정원도 빛을 잃어갔다고 친구들은 전한다. 그러나 방문객을 내친 적은 없었다. 워커는 사람들이 자신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의 표정을 보는 순간이 즐겁다고 말했다.
“그들의 표정엔 ‘어? 홈리스 맨과 장난감? 와우! 놀람과 경이 이런 것들이 섞인 그들의 표정은 언제나 날 즐겁게 했지요”
항상 ‘친구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대나무 찰리’의 세계를 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의 친구들은 계속 찾아왔다. 그래서 아마도 프리웨이 아래 잘 보이지 않는 초라한 거처에서 혼자 숨진 홈리스 노인의 외로운 죽음은 오래 방치되지 않고 빨리 발견되었을 것이다.
“그는 광기어린 천재였다”고 테유카는 말한다. “그의 상상력은 거칠고 광폭하고 격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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