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은 자신의 임종이 가까워지는 것을 느끼자 2009년 6월 케네디가의 모든 사람들을 하이니스포트에 불러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디너가 시작되자 그는 샴페인 잔을 들어 올리면서 “우리의 희망 오바마 대통령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그런데 로버트 케네디의 아들 바비만은 잔을 들어 올리지 않으면서 “오바마는 희망이 아니라 실망입니다. 나는 그런 친구를 위해 건배하고 싶지 않아요, 삼촌!”이라며 얼굴을 붉혔다. 이때 케네디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이 “나는 오바마가 아버지(케네디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라며 바비와 정면충돌 했다. 당시 이 모임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이야기다. 바비는 선거기간동안 힐러리 클린턴을 도왔으며 케네디가가 오바마 지지파와 힐러리 지지파로 완전히 갈라졌었다.
에드워드 케네디는 분위기가 험해지자 조카 바비를 불러 “케네디가는 항상 한목소리를 내야한다. 그것이 할아버지(조세프 케네디)의 정치철학이야. 케네디가는 오바마를 지지해야 해”라고 말했으나 바비는 끝내 축배를 들지 않았다.
에드워드 케네디와 캐롤라인이 오바마를 위해 얼마나 열심히 뛰었는가는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에드 케네디는 이 가족모임이 있은 두달 후 세상을 떠났다. 캐롤라인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교육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오바마에게 여러 번 전했으나 보좌관들이 신통치 않게 취급했던 모양이다. 오바마 당선에 지대한 공을 세웠는데도 캐롤라인은 한번도 백악관 국빈만찬에 초청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해 오바마 가족이 캐롤라인의 별장이 있는 마사스빈야드 섬으로 휴가를 오자 그녀가 오바마 가족을 디너에 초대했으나 오바마의 대답이 없자 마침내 불만이 폭발했다. 모욕을 느낀 캐롤라인은 오바마를 의리없는 인간으로 낙인찍고 지금은 바비와 함께 오바마 비난 제일선에 서있다.
냉대 받기는 오프라 윈프리도 마찬가지다. 오프라가 인터뷰를 위해 백악관을 찾아갔는데 특별대우를 하지 않고 일반 방문자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했다는 것. 선거기간 중 오프라 윈프리는 오바마의 여신이었다. 전화하면 아무 때나 통화가 가능했는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후에는 무슨 일이든지 보좌관을 통해야 가능한 것에 오프라의 참았던 화가 터진 모양이다. 이는 대통령을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오프라의 행동을 미셸 오바마가 못마땅하게 여겨 자렛이라는 여비서에게 윈프리를 견제하라는 엄명을 내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섭섭한 것은 캐롤라인과 오프라 뿐만이 아니다. 2008년 오바마를 돕던 외부 사람들 얼굴이 2012년 선거에서는 거의 안 보인다. 시카고 마피아(참모)들만 똘똘 뭉쳐 오바마와 쑥덕쑥덕하기 때문에 다른 참모들이 소외감을 느끼는데다 미셸 오바마의 콩 놔라 팥 놔라가 예상외로 심해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그리고 만사를 오바마가 아이디어 내고 오바마가 최종결정하기 때문에 웬만큼 일해 가지고는 대통령으로부터 칭찬받는 일이 드물다고 한다. 대통령이 너무 똑똑해 일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변화’와 ‘희망’을 외치던 오바마는 어디로 갔는가. 2012년의 오바마는 2008년의 그 오바마가 아니라는 것이 그와 가까웠던 사람들의 평이다. 오바마 집권 4년 동안 뭐가 변했는가. 개솔린 값은 배로 오르고, 적자가 6조나 늘고, 실업율도 더 올라가고(8.2%), 소득은 줄고 물가는 뛰고... 숫자상으로 보면 오바마는 결코 유능한 대통령이 아니다. “4년 전보다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가”라는 공화당 질문에 오바마가 뭐라고 대답할지 그의 전당대회 연설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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