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날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까.
통상 미국 대통령·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는 마지막 날 수락 연설을 하면서 대미(大尾)를 장식하고 부통령 후보는 그 전날 수락연설을 한다.
지난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폴 라이언 부통령 후보는 밋 롬니 대통령 후보보다 하루 전날 연설을 하면서 다음 날 신문의 1면을 장식했다.
’오바마 저격수’로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사냥견’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그렇지만 4~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리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부통령은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 오바마 대통령이 수락 연설을 하기 직전 연단에 선다.
이날 주인공이 당연히 오바마 대통령인 점을 고려하면 바이든 부통령은 ‘나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언론의 헤드라인(머릿기사)을 장식할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전당대회 공식 행사 이틀째인 5일 연사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딱히 눈에 띄는 인사가 없다.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의 표를 흡수하기 위해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나섰지만 시청자의 눈길을 잡지는 못했다.
전날 미셸 오바마 여사를 비롯해 ‘리틀 오바마’로 불리는 훌리안 카스트로 샌안토니오 시장과 쌍둥이 동생 호아킨 카스트로 연방 하원의원 후보, 사고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슈퍼 히어로 시장’으로 불리는 코리 부커 뉴어크 시장 등이 대거 나섰던 것과 대비되는 것이다.
이런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의 빈번한 말실수를 지적한다.
바이든 부통령은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게이(남성 동성애자)의 동성 결혼을 지지한다고 발표하기 직전 이를 언론에 흘려 김을 빼는 바람에 백악관으로부터 질책을 심하게 당했다는 후문이다.
또 최근에는 롬니 후보가 미국인을 ‘쇠사슬(chains)’에 묶으려 한다는 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아무리 ‘준비된 연설’이라고 하더라도 결정적인 말실수를 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직격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프로풋볼리그(NFL)가 5일 개막해 민주당전국전당대회위원회(DNCC)가 전당대회 시청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밤늦은 시간에 지명 연설을 하는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주요 연사를 아예 빼버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저녁 지난해 우승팀인 뉴욕 자이언츠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경기가 뉴욕 매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NFL 경기는 통상 목요일 개막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수락 연설을 참작해 하루 앞당겼다.
그럼에도 오바마 캠프는 바이든 부통령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그 어느 대통령 선거 때보다 인종이나 계층 간 갈등이 심각한 상황에서 백인, 근로자, 중산층 유권자를 끌어들이는데 그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강의영 이승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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