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금 200달러에 2,000달러 보내고 거스름돈 송금하라”
은행 환급수표 미끼 신분도용 사기도
최근 이사를 위해 인터넷 물물거래 게시판에 자신이 쓰던 침대를 200달러에 내놓은 한인 여성 이모(24ㆍLA)씨는 이를 사겠다는 한인 남성 김모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김씨는 “직접 침대를 픽업할 사정이 안 돼 딜리버리맨을 고용했다”며 “2,000달러 수표를 보낼테니 물건값을 뺀 나머지 돈을 송금하면 된다”고 말했다는 것.
이씨는 며칠 후 김씨가 보낸 수표를 받고 이를 입금한 뒤 잔액을 송금해주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자초지종을 들은 은행 직원이 “자주 발생하는 수표 사기의 전형적 수법”이라며 수표에 적힌 은행 번호와 계좌번호 등이 가짜 번호라고 확인해준 것이다. 이씨는 “깜빡 믿었는데 낭패를 볼 뻔 했다”며 “인터넷 거래가 두렵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불황 속에 각종 신분도용 사기가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한인사회에서도 정교하게 위조된 가짜 수표를 이용해 인터넷 거래 사기를 벌이거나 개인 신용정보를 노리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또 다른 이모씨는 은행의 환급 수표를 사칭한 범인으로부터 신분도용 사기를 당할 뻔 했다. 이씨는 한 은행에서 “남은 잔액을 환급한다”며 직인이 찍힌 환급 수표를 받았지만 미심쩍은 생각이 들어 자신의 거래은행에 문의했다가 가짜 수표라는 사
실을 확인했다.
최근 캘리포니아 보험국(CDI)은 CDI 명의가 찍힌 2,000달러와 5,000달러짜리 가짜 환불수표가 남가주를 비롯한 주 내 곳곳에서 발견돼 가짜 수표 주의보를 내리기도 했다.
당국에 따르면 가짜 수표를 보내는 일당들은 진짜 수표처럼 위장한 수표를 피해자들
에게 보내고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거나 추가 조치에 나서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착오나 실수가 있었다며 돈을 다시 환급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지급할 돈이 추가 발견됐다며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등의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사기 용의자들이 보내는 수표들이 정교하게 제작되는 경우가 많아 겉모습만 보고 속기 쉽고, 은행 측에서도 가짜 수표를 밝혀내는데 통상 일주일~10일 정도가 걸려 이 사이 피해자들이 의심 없이 개인 정보를 전달하거나 돈을 송금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은행에서는 입금된 수표가 가짜로 판명 날 경우 입금 자체를 취소하며, 피해자가 현금을 찾아 이미 써버린 경우엔 환불 명령을 받는 것은 물론 벌금까지 물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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