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가 도대체 어떻게 생긴 것이길래 말썽인가가 궁금해 몇 년전 일본여행 갔을 때 일부러 그곳을 찾아간 적이 있다. 도쿄 전철을 타고 쿠단시타 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가 조금만 걸어가면 야스쿠니 신사가 보인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내 8만여 개의 신사 중 가장 규모가 큰 신사로 청일전쟁, 노일전쟁, 제2차 세계대전 등에서 숨진 246만명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낸다. 야스쿠니 신사가 전사자 묘지와 다른 점은 이곳에 봉안되면 전사자가 아니라 신이 된다는 사실이다. 생전에 그가 어떻게 살았는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천황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면 야스쿠니 신사에서 신으로 대접받는 것이다.
문제는 2차 대전 후 국제재판에서 A급 전범으로 처형된 도조히데키 등 14명의 1급 전범이 야스쿠니에 모셔져 신으로 대우받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독일에서 히틀러를 신격화하여 제사를 지낸다면 어떻게 될까. 독일국민들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이들을 신격화하여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에 한국과 중국이 불쾌해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 노다 총리는 “야스쿠니에 모셔져 있는 A급 전범은 전쟁범죄자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일본은 반성할 줄을 모른다. 이것이 일본의 본질이다.
야스쿠니 신사를 돌아보고 있는데 갑자기 푸른 제복에 일본 군인모를 쓴 200여명의 청년들이 일장기를 앞세우고 신사로 들어온다. 이들이 타고온 버스에는 ‘존황(尊皇)’(천황을 받든다는 뜻)이라고 크게 쓰여져 있고 단체이름은 ‘국수청년대’라고 적혀 있었다. 극우 청년단체인것 같았다. 이들은 군가를 부르며 행진했다.
천황(우리는 일왕이라고 부르지만)은 일본인에게 있어 신이다. 히로히토 천황이 자신은 신이 아니라고 선언했는데도 일본국민들은 천황을 아직도 신격화하고 있다. 해마다 1월2일이 되면 천황부부가 황궁 발코니에 나와 “신네 오메데또(새해를 경축 합니다)”라고 짧은 한마디를 하는데 이때 추위를 무릅쓰고 몇 시간이나 기다리던 수천명의 일본인들이 “덴노헤이까 반자이(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며 열광한다.
1945년 8월15일 히로히토 천황이 항복을 선언 했을 때 아나미 육군상 등 650여명이 자결한 것은 일본인들의 천황 공경이 얼마나 광적인가를 증명해준다. 같은 왕국이면서도 영국이나 덴마크, 스웨덴과는 너무나 다르다.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 천황을 이해해야 일본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이같은 일본 천황(아키히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면서 “통석(痛惜)의 염(念)이니 뭐니 하는 단어 하나 찾아서 올 것이면 올 필요 없다”고 메가톤급 폭탄을 터트린 것이다. 통쾌하기 짝이 없고 시원하기 그지없다. ‘통석의 염’이란 말은 애통하고 유감이라는 뜻이라는데 일본인들도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다. 일본 왕이 이런 말로 한국에 사과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통쾌하게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과거사에 얽매이지 말자”며 친일정책을 펴던 이명박 대통령이 왜 갑자기 돌아서서 일본공격을 서슴지 않는 것인지 그것이 굉장히 궁금하다. 왜 그랬을까. 김영삼 대통령도 일본을 향해 “버르장머리를 가르치겠다”고 큰소리 쳐놓고는 IMF때 일본에 돈 꿔달라는 저자세를 보였었다.
MB는 일본에 대해 자신 있는가. 제2탄을 준비하고 있는가. 무슨 히든카드를 갖고 있는가. 그것이 앞으로 보일 일본의 반응보다 더 궁금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