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박근혜, 이번 18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 합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침내 대선출마를 공식선언 했다. 그의 출마는 이미 기정화 된 사실이기 때문에 출마선언 자체보다 선언내용이 관심사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가 새누리당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그것은 정책에 의해서라기보다 개인적인 인기, 신뢰, 이미지 등이 합쳐진 ‘박근혜 캐릭터’에 의해서였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는 다르다. 캐릭터만 가지고는 안된다. 대통령될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 어떤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인가가 캐릭터보다 더 중요하다. 더구나 지금처럼 좌파세력이 설치고 국민들이 재벌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는 대통령후보가 어떤 노선을 걷느냐가 한국의 미래운명과 직결된다.
어떤 세상이 펼쳐지려나. 한국의 재벌들은 지금 떨고 있다. 왜냐하면 박근혜 마저 재벌규제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박근혜의 출마선언 내용이 초미의 관심사다.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재벌만 키워주는 인상을 풍겼다. 여기에 소외감을 느낀 국민의 불만이 폭발직전까지 갔었다. 따지고 보면 ‘박원순 바람’과 ‘안철수 바람’의 원인을 바로 이명박 정부가 제공한 것이다. 국민들은 너무나 외롭다.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변화’다. 비 이명박이다. 박근혜는 이날 출마선언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80번이나 언급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민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자신은 국민편이라는 것, 그리고 국민과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금 우리 정치는 국민들에게 절박한 삶의 문제가 아니라 민생과 상관없는 정쟁과 비방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국민은 어디 있습니까.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는 고리가 끊어져 있습니다. 이제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중심으로 확 바꿔야 합니다”라고 웅변에 가까운 어조로 말했다.
박근혜가 “확 바꿔야”라는 강력한 수식어를 사용했음을 우리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자신이 집권하면 대단한 변화가 올 것임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이어 그는 “여러분이 기다려온 변화, 저 박근혜가 반드시 이루겠습니다”라고 ‘변화’를 필수조건으로 내세웠다.
시대에는 부름이 있다. 박근혜가 이 부름에 응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물이 되느냐 못 되느냐 에서 승패는 갈라질 것이다. 이 시대의 부름은 ‘변화’다. 단순한 이명박과의 차별화가 아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권의 패러다임을 깨는 준 혁명적인 변화다. 그러나 그 변화는 안정 속의 변화이어야지 급진좌파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뒤엎는 변화이어서는 곤란하다.
박근혜의 출마선언은 박 잔다르크적인 냄새가 짙게 풍기고 있다. 그러나 부정부패 일소에서 톤이 너무 약하다. 바로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씨가 검찰에 출두하는 현장에서 저축은행 파동의 피해자들에게 멱살을 잡히고 달걀 세례를 받는 봉변을 당했다. 대통령 인척의 부패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질서를 흔드는 최대의 숙제다. 그런데 이 숙제를 푼 대통령이 없다.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나의 친인척과 주변 참모들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습니다”라고 왜 박근혜는 선언하지 못하는가. 박근혜 출마선언의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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