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비 못 받아 운영 어려워지자 종합병원들 수금 전문업체에 의뢰
▶ 응급실 환자 막아서며“밀린 병원비 지불하라”
아들 맥스를 데리고 병원에 갔던 마르시아 뉴튼은 병원 직원들 중에 부채수금 대행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병원비를 지불하지 않는 환자들이 늘자 부채 수금 대행업체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병원들이 늘고 있다.
병원 응급실에서 응급처치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환자들 혹은 수술 후 회복 중인 환자들 중에는 예기치 못한 방문객을 맞는 경우가 있다. 병원 침대 옆까지 찾아온 빚 수금 대행업자들이다. 병원비가 밀린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병원을 대신해 직업적으로 돈을 받아내는 사람들이다. 그러잖아도 힘든 환자들에게 무자비하게 고통을 가함으로써 부채를 받아내는 직업 수금원들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의료비 채무 수금 대행업체 중 하나가 도가 지나치게 환자들을 압박, 수금을 하려 들다가 미네소타 주 검찰청으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했다. 로리 스완슨 미네소타 주 검찰총장이 24일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어크리티브 헬스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미네소타의 2개 종합병원에 자사 직원들을 파견, 응급실과 다른 병원 부서에 상주하면서 병원비가 밀린 환자들에게 치료받기 전에 빚부터 갚으라고 독촉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밀린 병원비를 받아내기 위해 환자의 건강 기록을 이용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크레티브는 미네소타의 2개 종합
병원뿐 아니라 전국의 몇몇 다른 대형 병원 시스템들과도 계약을 맺고 있다. 미시건의 헨리 포드 헬스 시스템, 유타의 인터마운틴 헬스 케어 등이다.
지난 1월, 스완슨 주 검찰총장은 부채 수금 및 환자의 사생활권 보호 관련 연방법과 주법 위반 혐의로 어크레티브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아울러 어크레티브 헬스가 다른 주들에서 행하고 있는 수금 회수 업무와 관련, 대대적 조사를 펼치도록 연방 및 주 감사관들과 협의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어크레티브 헬스의 대변인은 다른 주에서도 자사의 업무수행 방식을 조사하고 있는 지에 대한 언급을 거부한 채 “우리는 병원들이 치료의 질을 증진시키도록 돕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검찰총장실에서 공개한 어크레티브의 회사 내부 문건들을 보면 이들은 전국의 여러 병원들과 계약을 맺고 환자들로부터 밀린 의료비를 받아내려고 점점 더 공격적인 전략들을 쓰고 있다.
많은 병원들이 산더미 같이 밀린 치료비를 받지 못해 고전하면서 어크레티브 같은 수금 대행 전문업체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다. 이들의 약속대로 치료비를 성공적으로 받기 위해 병원 측이 할 일은 의무과 업무를 그들에게 넘기는 것이다.
병원을 찾은 환자 등록과 진료 일정 잡기, 의료비 청구 등 전면에서 하는 일과 병원비 수금 등 뒤에서 하는 일들에 대한 관리를 어크레티브 같은 회사에 넘긴다. 이런 조치들을 통해 자사는 전국의 대형 병원 시스템들이 경비 절감 효과를 얻도록 돕고 있다고 어크레티브 측은 말한다. 일반 병원직원들과 구분이 안 되는 상태로 어크레티브 직원들이 환자 등록을 하고 민감한 건강 정보들을 적어 두고 공격적으로 수금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기프트 카드 같은 것들을 인센티브로 제공한다는 것이다.
스완슨 검찰총장은 수금대행업체가 조직적으로 환자의 권리를 짓밟고 병원이 갖는 자선기관으로서의 임무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어크레티브는 의료비 채무 수금을 전문으로 하는 일단의 부채 수금 대행업체들 중 하나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순 수익은 2,920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30% 증가했다. 어크레티브는 직원들이 반드시 수금
을 해내도록 단단히 훈련을 시킨다는 점을 자랑하고 있다. 응급실에 배치된 직원들은 채무가 있는 환자가 들어오면 먼저 크레딧 카드 지불을 요청하도록 지침을 받는다. 이에 실패하면 다음 단계로“ 자동차 안에 수표책이 있다면 기꺼이 기다려 드리지요“라고 말하도록 직원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어크레티브 사내 문건은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 미네소타의 한 병원 그룹인 페어뷰 헬스 서비스에 나가
있는 직원들에게 어크레티브의 매니저는 이런 말을 했을 정도이다. 사내 이메일에 의하면 그는 부하직원들에게 “임산부 대기실과 분만실로 쳐들어가 봐. 거기 수금할 돈이 엄청 있거든”이라고 지시했다.
병원 수금 실적이 높아지면서 환자 대우는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병원 직원들은 말한다“. 환자들이 무자비하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한 병원 직원은 스완슨에게 말했다. 또 다른 병원직원은“ 응급실에서 환자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면 우리는 해고 당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불평했다. 자칭 ‘재정 카운슬러’인 어크레티브의 부채 수금대행 직원들은 응급실로 들어가는 환자들을 막고 밀린 병원비를 지불하겠다고 동의를 할 때까지 오도 가도 못하게 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내부 문건은 전하고 있다.
병원비가 밀린 환자들은 어크레티브 직원들로부터 끈질긴 추적을 받는다. 이들은‘ 스톱 명단’이라는 이름으로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페어뷰의 의사들은 이렇게 막가파 식 수금 전략 때문
에 환자들이 생명의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도 선뜻 치료를 받으려 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평을 했다. 사내 문건에 의하면 어크레티브 직원들은 의사들의 이런 불평을 ‘컨트리클럽 대화’라며 묵살했다.
어크레티브는 부채 수금원들에게 환자들의 건강 기록을 내어줌으로써 건강보험 관련법을 위반했다고 스완슨은 말한다. 예를 들어 어크레티브 소속 한 수금대행원은 한 환자의 조울증, 파킨스씨 병 그리고 일련의 다른 증상들이 있다는 기록을 볼 수 있었다. 사내 이메일 기록에 의하면 수금대행 직원들은 한 암 환자에 대해 상태가 치명적인지 장애자가 될 정도인지에 대해 말을 나누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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