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앞에 붙어 앉은 어린이들. 미국인들의 넘버 원 여가활동이던 TV 시청이 줄어들고 있다. 젊은 층이 인터넷 비디오, 소셜 네트웍, 전화 등 첨단 테크놀로지로 몰리면서 전통적 TV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TV 시청은 미국에서 넘버 1 여가활동이다. 미국인들이 매일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은 평균 4시간 39분이다. 그런데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점점 TV에서 눈을 돌리고 있다. 항상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기는 한데 그게 TV가 아니라 인터넷 비디오이거나 휴대전화 아니면 비디오 게임인 것이다. 이러다 TV가 천덕꾸러기가 되는 게 아닌지 TV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12살부터 34세 연령층은 TV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35세 이상 연령층은 오히려 TV 시청 시간이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 미디어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이 최근 공개한 조사 결과이다.
연령에 따른 이같은 분리는 인터넷 비디오, 소셜 네트웍, 휴대전화, 비디오 게임의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TV를 대체하는 다양한 테크놀로지 제품들이 미국인들의 관심집중 시간을 잘라먹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이 TV 프로그램들을 안 본다는 말은 아니다. 전에 보던 프로그램들을 여전히 즐기고 있다. 그러나 TV로 보는 대신 컴퓨터나 전화로 프로그램을 받아 보는 비율이 부모나 조부모 세대 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서 최신 미디어들로 인해 전통적 TV가 도전을 받으리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예견되어 왔다. 그런데 막상 조사 데이터로 그 증거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장기적으로 미디어 산업에 시사하는 바는 엄청나다.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광고 시장이 구식 TV에서 등을 돌릴 수가 있는 것이다.
기업들을 위해 광고 시간 구매를 대행하는 타깃캐스트 TCM의 개리 카 부사장은 TV 시청 감소가 아직 ‘겁에 질릴 수준’은 아니지만 걱정스런 시선으로 조심스럽게 모니터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젊은 사람들이 항상 가장 먼저 뭔가 다른 것을 하고 다른 것을 시도하는 그룹이지요.”
몇몇 주요 미디어 기업들이 자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역시 비슷하다. 최근 몇 달 젊은 층 의 시청이 약간 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개별 채널의 시청률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직 아니다.
TV업계는 인터넷과 전화사용이 증가하면서 TV 시청이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그 수준을 유지하거나 아니면 서서히 하향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 날을 두려워하고 있다. 닐슨이 16일 공개하는 자료에 의하면 전반적 TV 시청률은 꾸준하다. 나이든 연령층, 특히 65세 이상 노인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TV를 많이 보는 것이 부분적인 이유이다.
디지털 비디오 녹화 장치가 TV 시청을 늘리는 데 한 몫을 한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잔뜩 확보해 놓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4분기를 기준, 3번 연속적으로 35세 미만 미국인들의 TV 시청은 감소했다는 것이 닐슨의 조사 결과이다.
예를 들어 25세부터 34세 성인들은 지난해 3·4 분기 중 TV 시청 시간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시간 반 줄었다. 하루 9분에 해당된다. 12세에서 17세 청소년들은 하루 TV 시청 시간이 대략 9분 줄었다. 이들 두 연령층 중간에 있는 18세부터 24세 연령층은 하루 6분 덜 TV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닐슨의 팻 맥도너우 부사장은 닐슨 측이 젊은 층의 시청태도를 ‘아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층 시청이 약간 떨어졌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과거에도 시청률이 오르락내리락 했다는 점, 그리고 지난 2010년 전통적 TV 시청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들며 성급한 결론을 자제했다(2010년의 경우는 어려운 경제사정의 반영으로 보인다. 경제가 좋지 않으면 TV 시청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2011년 첫 9개월간의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들은 그 전해와 비슷한 시간을 TV 앞에서 보냈고, TV 시청이 오히려 늘어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실시간 시청 시간은 줄어들고 다른 시간 시청이 늘어났다.
한편 어른들에게는 TV가 다른 미디어들과 확실하게 구분되는 별개의 매체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구분이 없는 경향이 있다. 어린이들에게는 TV 프로그램을 I 패드로 본다 해도 그건 여전히 TV인 것이다.
그러나 닐슨은 컴퓨터와 전화를 통한 시청은 별도로 조사한다.
지난 5일 사상 처음으로 수퍼보울이 TV와 온라인에서 동시에 방영되었다. 그러나 광고는 따로 팔렸고 시청률도 따로 보고되었다.
게임이 진행되던 중 특정 시간에 온라인으로 경기를 본 사람은 210만명이었다, 반면 경기 중 특정 시간에 TV를 시청한 사람은 1억1,130만명에 달했다.
이들 중 겹치는 케이스들이 있겠지만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NBC 측은 말한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시청한 경기였다고 방송국측은 밝힌다.
그래서 온라인과 휴대전화를 통한 시청도 전통적으로 카우치에 앉아서 보는 TV 시청처럼 숫자로 측정 가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내에서 높아지고 있다. 광고 구매 기관들은 고객인 기업들의 광고비를 점점 웹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전통적 TV로는 다가가기 어려운 20대와 30대에 접근하려는 목적이다.
광고 구매 회사인 캐럿 USA의 프로그램 연구 디렉터인 빌리 골드는 2012년 첫 몇 주 시청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에 의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젊은 층 시청이 약간 떨어졌다. 그래서 광고 플랜에 디지털과 온라인 비디오 쪽 비중을 늘리려고 한다고 그는 말한다. TV에서 등을 돌린 젊은 시청자들이 그곳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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