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분 설치·흐린 날도 발전
▶ 벽면 콘센트 통해 전력 공급
▶ 가격대 별 다양한 전력 생산
▶ 전국 단위 통합 규정 필요

수백 달러로 외벽이나 발코니에 걸 수 있는 소형 태양광 패널 ‘플러그인 발코니 태양광’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 방식의 태양광 패널은 집안 콘센트에 꽂기만 해도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 [로이터]
약 5,300만 가구가 건물 구조나 임대 거주 등의 이유로 지붕이나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술 발전과 가격 하락 덕분에 이 같은 제약이 사라지고 있다. 수백 달러만 투자하면 햇볕이 잘 드는 외벽이나 발코니 등에 걸 수 있는 소형 태양광 패널 ‘플러그인 발코니 태양광’(Plug-In Balcony Solar)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이 방식의 태양광 패널은 집안 콘센트에 꽂기만 해도 전기를 직접 생산할 수 있고, 복잡한 설치나 지붕 공사, 허가 절차 없이도 전기를 절감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 15분이면 설치발코니 태양광은 독일에서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독일에서는 ‘발콘크라프트베르케’(Balkonkraftwerke·베란다 발전소)라 불리는 이 장비는 현재 약 400만 세대에 설치돼 있는데, 이는 대형 발전소 여러 곳의 전력 생산 능력에 해당한다. 스타트업 ‘졸턱스’(Zoltux) 제품 패널 4장을 발코니에 설치하고 인버터를 연결한 뒤, 실내 벽 콘센트에 꽂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15분에 불과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흐린 날씨에서 실험한 결과 약 200와트의 전력이 생산됐는데, 이는 냉장고를 가동하기에 충분한 전력량이다.
800와트 출력의 패널 4개를 설치하면 날씨가 맑은 날, 대부분의 가전제품을 가동하기에 충분한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규모를 늘리면 4,000와트에 달하는 전력 생산도 가능해 일반 가정의 전력 사용량 중 상당 부분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발코니 태양광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이 아직 없다. 현재 이 설치 방식을 명시적으로 허용한 주는 유타주뿐이며, 연방 차원의 안전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앞으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 어떻게 작동하나?발코니 태양광은 기본적으로 지붕 태양광과 같은 원리로, 햇빛을 전기로 바꾸는 태양광 패널(광전지)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붕 태양광이 집 전체 전기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는 고정식 구조라면, 발코니 태양광은 소형 장비를 가정용 벽면 콘센트에 꽂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 발코니 태양광은 전기가 양방향으로 흐르는 점을 활용해, 콘센트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을 채택했다.
발코니 태양광의 핵심 장치는 인버터다. 인버터는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직류’(DC) 전기를 가전제품이 사용하는 ‘교류’(AC)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또, 전기가 ‘전력망’(Grid)으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면서 가정 내에서 우선 사용될 수 있도록 제어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일부 제품에는 ‘스마트 플러그’가 포함돼 있어 전류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과부하 시 자동으로 차단하는 안전장치 기능도 담당한다. 여기에 배터리 옵션을 추가하면, 낮에 생산한 전기를 저장해 필요 시점에 사용할 수 있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가격대 별 다양한 전력 생산량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가장 간단한 형태의 제품은 비영리단체 ‘브라이트 세이버’(Bright Saver)가 판매 중인 ‘Flex 200’다. 이 제품은 벽이나 울타리, 발코니 난간에 거치할 수 있는 1장짜리 패널로 가격은 약 399달러다. 하루 6시간 이상 햇빛을 받을 경우 연간 약 140킬로와트시(k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전기요금이 비싼 주 기준으로 연 54달러가량 절감 효과가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800와트급의 중형 제품도 있다. 시중 가격은 약 1,199달러 수준으로, 연간 전력 생산량은 약 1,400kWh에 달한다. 가주처럼 전기 요금이 비싼 지역에서는 연간 450달러까지 절약 가능하다. 여기에 주정부 및 연방정부의 세금 감면·보조금 혜택을 더하면 초기 투자금 회수 기간은 더 짧아진다.
가장 상위 제품으로는 ‘백야드 태양광’(Backyard Solar)이 있다. 마당이나 벽에 직접 고정 설치하는 이 방식은 비용이 1,200달러에서 최대 6,000달러까지 다양하며, 최대 4,000와트까지 발전이 가능하다. 이는 일반적인 지붕 태양광 수준(세금 공제 전 평균 2만 9,000달러)에 맘먹는 발전량이다. 브라이트 세이버 외에도 ‘크래프트스트롬’(CraftStrom), ‘에코플로우’(EcoFlow), ‘졸턱스’(Zoltux) 등의 업체가 소형 태양광 관련 제품을 출시 중이다.
이외에도 차고 지붕, 캐노피, 그늘막 등에 설치하는 구조형 태양광도 있다. 일부는 이동이 가능한 형태로, ‘기스모 파워’(Gismo Power) 제품의 경우 전기차 충전이나 가정 내 연결도 가능하다. 또 ‘브루클린 솔라웍스’(Brooklyn SolarWorks)는 다세대 주택에 적합한 전용 캐노피형 제품을 출시 중이다. 전기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브라이트 세이버의 케빈 초우 대표는 “값싸고 품질이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제품은 기후 변화에 취약하거나 화재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려면 정부의 규제와 인허가 체계도 뒤따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 전국 단위 통합 규정 시행에 수년현재 미국에서 플러그인 태양광을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주는 유타가 유일하다. 연방 차원의 법률이나 안전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다만, 대표적인 제품 안전 인증기관인 ‘UL’(Underwriters Laboratories)은 연방 에너지부와 태양광 업체 기스모 파워의 지원을 받아 휴대형 태양광 시스템에 대한 표준 제정을 시작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전국 단위의 통합 규정 시행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플러그인 태양광의 안전 우려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력을 과도하게 공급해 가정 내 배선 과부하와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이고, 다른 하나는 전력망으로 역전류가 흘러 정비 중인 작업자에게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브라이트 세이버의 케빈 초우 대표는 “이미 시장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이 마련되어 있다”라며 “가정이 일반적으로 소비하는 전력은 플러그인 태양광 시스템의 발전량보다 많기 때문에 역전류가 생길 가능성은 낮고, 스마트 인버터와 차단기는 실시간으로 전류 흐름을 제어하며 정전 시 자동 차단 기능까지 갖춰 작업자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