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2월이 왔는데
생각에 잠긴 이마 위로
다시 봄날의 햇살은 내려왔는데
귓불 에워싸던 겨울 바람소리 떨치고 일어나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저 지평선 끝자락까지 파도치는 초록색을 위해
창고 속에 숨어있는 수줍은 씨앗 주머니 몇 개
찾아낼 것인가
녹슨 삽과 괭이와 낫을
손질할 것인가
지구 밖으로 흘러내리는 개울물 퍼내어
어두워지는 눈을 씻을 것인가
세상 소문에 때묻은 귓바퀴를
두어 번 헹궈낼 것인가
상처뿐인 손을
씻을 것인가
저 광막한 들판으로 나아가
가장 외로운 투사가 될 것인가
바보가 될 것인가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
정성수 (1945 - ) ‘2월의 시’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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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입춘이 내일모레다. 오늘은 Groundhog Day다. “이 날이 맑으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굴을 나온 groundhog가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놀라 다시 6주간의 동면 상태로 돌아가 봄이 늦어진다는 구전이 있음”이라는 사전 속 이야기가 재미있다. 아직은 봄이라고 하기엔 이른 시기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다시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는 groundhog가 될 것인가. 입춘을 맞으러 일어나 들판으로 나아갈 것인가
<김동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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