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식과 원칙을 우습게 여기는 성급한 결정
▶ 조광래 경질 관련 축구협회에 신랄한 비판
차범근 전 감독은 상식과 원칙을 무시하고 단행된 조광래 대표팀 감독 경질에 대해 안타까움과 실망의 뜻을 나타냈다.
“경질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하더라도 서로에게 상처가 덜 되는 길을 고민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차범근(58) 전 수원 삼성 감독이 조광래(57)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에서 전격 경질한 대한축구협회 수뇌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차 감독은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C로그에 남긴 글에서 “조 감독의 경질 소식을 듣고 1998년 생각이 번개처럼 지나갔다”며 “조 감독의 경질이 꼭 그렇게 기습적으로 이뤄져야 했을까”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차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출전했다가 조별리그에서 멕시코(1-3)와 네덜란드(0-5)에 연패한 뒤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전격 경질당한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차 감독은 조광래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해고통보를 받은 것에 대해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차 감독은 “1998년 경질이 이뤄지고 나서 가장 큰 피해자는 ‘차범근’이겠지만 그 이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이 정치인 정몽준과 축구인 조중연”이라며 “두 사람에게도 ‘차범근을 경질시킨 사람들’이라는 쉽지 않은 상처가 늘 따라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그런 일이 또 일어났다. 그렇게 기습적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사안이 절대 아님에도…”라며 조 감독의 경질 사태에 안타까운 속내를 전했다.
차 감독은 특히 “왜 그렇게 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며 “여기저기 연락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 억측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 크게 실망했다. 그는 젊고 나 역시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러나 그 나이에 그렇게 상식과 원칙을 우습게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정말 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이 왜 젊은 사람들을 두려워하고 지지하는가? 그들에게는 나이 때문에 무디어지는 양식의 날이 아직 살아있다고 믿기 때문이 아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차 감독은 “조광래, 조중연, 황보관 등 모두 축구계에서 큰 인물들이다. ‘경질’이라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을 하더라도 서로에게 상처가 덜 되는 길을 고민했어야 한다”며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식의 전쟁터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사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이니까 아프다”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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