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의 추석과 같은 추수감사절. 이 나라에 처음 건너와 살기 시작한 청교도들이 한 해 농사를 감사하며 걷어 들인 곡식으로 음식을 만들어 놓고 감사 기도를 드리던 뜻에서 지금껏 내려오고 있는 풍습이다.
헤어져 있던 가족들도 이날은 집을 찾아와 온 가족이 함께 저녁만찬을 즐긴다.
이날에 빠질 수 없는 특색 메뉴는 칠면조이다. 칠면조는 오븐 속에 정성을 쏟으며 4~5시간씩 구워낸다.
얏~호~ 얏~ 호~. 아침에 일어나 뒷마루에 나가서 앞을 보고 질러대는 소리다. 저 건너 뒷집이 Hi~ 하고 대답 한다. 어느 땐 또 저만치 옆집도 손을 흔든다. 2~3백 미터쯤 떨어진 이웃들이 내 소리를 들으면 화답을 해주곤 한다.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나뭇잎이 푸를 땐 앞집 옆집 뒷집들이 보이질 않는다.
이제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알몸들을 드러내고 있으니 저만치 옆집도 보이고 뒷집도 보인다.
어느 날 지나가던 누군가 딩동 벨을 눌렀다. 문을 열어보니 자기가 옆집 살고 있는 이웃이라며 악수를 청한다.
서로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난 그때 마침 한국음식 녹두빈대떡을 만들어 먹고 있던 중이였는데 맛 좀 보겠느냐고 한 쪽을 건넸더니 맛을 본 그가 의외의 놀란 표정을 지었다.
원더풀 원더풀을 연발하며 무엇으로 만들었느냐 어떻게 만들었느냐? 질문이 쏟아지며 요리법을 적어 달란다.
코리언 레스토랑에서 갈비나 불고기는 먹어 봤는데 녹두빈대떡은 처음이란다.
내 자랑을 하면 팔불출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내 빈대떡 맛에 기절하는 사람들은 친구들뿐만 아니라 여럿이다.
그 후 난 몇 번 그들을 위해 빈대떡을 만들어 주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추수감사절엔 우리집 식구들을 자기네 집으로 초대하겠다고 청했다.
빈대떡과 몇 가지 한국음식을 준비해서 옆집으로 갔다. 원더풀, 원더풀 외쳐댈 찬사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정말 기대 이상의 멋진 찬사와 함께 행복 가득한 저녁을 즐긴 흐뭇한 추수감사절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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