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2월29일 쿠웨이트와 사활 건 최종전
▶ WAIT ‘TIL KUWAIT
경기가 끝난 뒤 레바논 선수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이정수(앞쪽)와 이근호가 허탈해 하고 있다. <연합>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기진출을 노렸던 한국축구가 레바논 원정에서 ‘차-포’를 떼고 나선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하고 발목을 잡혀 부담스런 마지막 경기를 남기게 됐다.
15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아시아 3차예선 B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한국은 레바논에 1-2로 패해 이번 예선 첫 패를 당했다. 3승1무1패(승점 10)를 기록한 한국은 레바논에 골득실에 앞서 B조 1위를 지켰으나 조 3위 쿠웨이트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하며 승점 8(2승2무1패)로 따라오는 바람에 내년 2월29일 벌어지는 쿠웨이트와 홈경기가 최종예선 진출 사활이 걸린 일전이 되고 말았다.
한국은 이 쿠웨이트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최종예선에 나가지만 만에 하나 패할 경우 레바논이 같은 날 UAE와 비기기만 해도 최종예선 진출이 좌절된다. 한국은 지난 9월 쿠웨이트 원정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주장인 간판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경고 누적으로, 팀의 핵심 중원사령관인 기성용이 갑작스런 장염으로 인해 결장한 가운데 조광래 감독은 이근호-이승기-서정진 스리톱이라는 새로운 카드를 실험했으나 결과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9월 한국 원정으로 치른 1차전에서 박주영에게 해트트릭을 얻어맞는 등 0-6으로 참패했던 레바논은 이후 2승1무의 상승세를 타며 최종예선 진출 사정권에 올라섰고 이날은 두 달 전 한국에 6골차로 졌던 팀이 아니었다.
경기 시작부터 매섭게 한국 문전을 공략해 온 레바논은 결국 전반 4분만에 선취골을 뽑아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아바스 아트위가 골문 앞으로 낮게 연결했고 이를 로다 안타르가 바로 슛한 볼이 수비에 맞고 튀어나오자 알리 일 사디가 오른발 강슛으로 한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프리킥 상황에서 수비수들이 골문 앞에 몰리며 페널티킥 지점의 공간을 텅 비워놓은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8분 레바논 문전에서 헤딩슛을 하려던 이근호가 수비수의 발에 얼굴을 맞고 쓰러져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구자철이 성공시켜 1-1로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한국은 약 10여분 뒤 이번엔 구자철의 불필요한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레바논은 이를 아트위가 성공시켜 다시 2-1로 앞서갔다.
또 다시 리드를 허용했지만 미드필더 구심점과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모두 빠진 한국엔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줄 리더가 없었다. 그나마 베테랑인 이근호만 좋은 모습을 보였을 뿐 이승기, 서정진, 손흥민 등은 공격수들은 중동원정에서 맞은 어려운 상황을 타계하기엔 기량과 경험 모두 역부족임이 역력했고 후반 교체 투입된 지동원, 남태희, 윤빛가람도 경기에 어떤 활력도 불어넣어주지 못해 박주영의 공백이 얼마나 큰 지를 실감시켜줬다.
기성용이 빠진 중원도 마찬가지였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손흥민과 구자철은 템포도 떨어지고 패스의 예리함도 없어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홍정호도 제 몫을 다했다고 하기 어려웠다. 구자철은 전반 22분 경고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쿠웨이트전에 뛰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한국은 경기 막판 잇달아 득점찬스를 만들어냈으나 마지막 피니시를 해줄 선수가 없었다. 특히 인저리타임도 거의 끝나 종료 휘슬이 울리기 직전 레바논 골문 앞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곽태휘가 완벽한 찬스를 잡았으나 왼발슛이 허공으로 치솟아 마지막 찬스도 날려버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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