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르겐 클린스만은 미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5경기에서 1승1무3패의 부진한 스타트를 끊었다.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변화 청사진 불구
다음 달 유럽 원정 2연전에 프레셔 높아져
지난 7월말 미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예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좀처럼 팀의 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11일 뉴저지 해리슨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벌어진 에콰도르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0-1로 패하면서 미국은 클린스만 감독 지휘아래 치른 5경기에서 3패(1승1무)째를 기록했다.
첫 경기에서 멕시코와 1-1로 비긴 뒤 코스타리카와 벨기에에 잇달아 0-1로 고배를 마셨고 온두라스를 1-0으로 꺾고 감독 첫 승을 올렸지만 에콰도르에 다시 0-1로 패해 첫 승의 기세를 살려나가는데 실패했다. 이들 5경기에서 미국의 득점은 달랑 2골. 현역당시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하나로 명성을 날렸던 클린스만의 팀 같지 않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취임 기자회견 때 유소년 축구발전에 발언시간의 상당부분을 할애하는 등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미국 축구의 장기적인 변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미 축구협회는 그런 어프로치에 동의한다며 최소한 겉으로는 그의 취임 초반 부진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수닐 굴라티 미 축구협회장은 이날 에콰도르전에 앞서 “(클린스만의 감독 취임이) ‘멀리건(골프에서 실수한 샷을 카운트하지 않기로 하고 다시 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지금은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라고 말하며 현 시점에서 단기적인 성적 부진이 클린스만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클린스만의 전임 감독인 밥 브래들리가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 직후 지휘봉을 잡고 10승1무의 스타트를 보인 것에 대해 “그(브래들리)는 예르겐에 비해 분명히 (단기적인) 결과에 대한 부담이 더 컸다”면서 “예르겐은 창조적인 사람으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싶어하고 그를 위해선 모두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클린스만을 감쌌다.
클린스만 역시 이날 에콰도르에 고배를 마신 뒤 “이 모든 것은 성장하는 과정의 일부이고 그를 위해선 두어 대 얻어맞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고 대표팀 캡틴 카를로스 보카네그라도 “첫 몇 경기 결과가 좋지 못해 아쉽지만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같은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아무런 장기적인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도 현재의 부진이 계속 이어진다면 클린스만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은 다음 달 유럽에서 A매치 2연전을 가질 예정으로 상대는 프랑스와 동유럽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때도 미국이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지 않을 수 없다.
심지어 굴라티 회장도 “모두가 승리를 보고 싶어한다”고 덧붙여 클린스만에게 은근한 프레셔를 가했다.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