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박 대결’실현… 맨U, 안방서 바젤에 3-3‘패배’
남북한에서 온 ‘박씨’ 선수 3명이 축구선수로서 ‘꿈의 무대’를 함께 누볐다.
스위스 챔피언 FC바젤에서 뛰는 코리안 남북 듀오 박주호(24)와 박광룡(19)은 27일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2011-1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C조 2차전 원정경기에서 각각 선발과 교체 멤버로 출전, 후반 교체멤버로 나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역사적인 ‘코리안 더비’를 펼쳤다. 바젤의 박주호는 선발 레프트 풀백으로 나서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날 19세 생일을 맞은 공격수 박광룡은 후반 35분 교체멤버로 필드에 나섰으며 맨U의 박지성은 2-2 동점이 된 후반 15분 라이언 긱스와 교체돼 필드에 나섰다. 추가시간 포함, 박지성과 박주호는 약 35분간 맞대결을 펼쳤고 3명이 동시에 뛴 것은 약 15분 내외였다.
한편 이날 경기 결과는 예상을 뒤엎은 치열한 격전 끝에 3-3 무승부로 끝났다. 맨U는 전반 대니 웰벡이 단 80초 사이를 두고 연속 2골을 터뜨리며 2-0 리드를 잡아 승리로 순항하는 듯 했으나 후반 바젤에 내리 3골을 얻어맞고 패배 일보직전에 몰렸다가 종료직전 애슐리 영의 헤딩골로 간신히 안방 패배를 모면했다. 무승부였지만 확실한 우세가 예상됐고 더구나 홈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맨U로서는 사실상 패배나 마찬가지 결과였다. 바젤은 비록 아깝게 대어를 놓쳤지만 적지에서 값진 승점 1을 보태며 벤피카에 다득점에서 앞서 C조 1위를 지켰다. 반면 벤피카와의 원정 1차전(1-1)에 이어 두 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맨U는 바젤, 벤피카(이상 1승1무)에 이어 C조 3위로 내려앉았다.
한인 팬들에게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코리안 더비’가 처음으로 성사될지가 큰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는 한 명의 ‘박’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 ‘박’은 맨U의 박지성이 아니라 바젤의 박주호였다. 지난 6월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바젤로 이적한 뒤 바로 주전자리를 꿰찬 박주호는 이날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장했는데 맨U의 날카로운 측면공격에 수 차례 측면을 뚫리며 호된 테스트를 치렀다. 맨U는 전반 16분 긱스의 패스를 받은 웰벡의 오른발슛으로 선취골을 뽑은 뒤 불과 1분 뒤 긱스의 예리한 스루패스를 웰벡이 오른발로 깔끔하게 밀어넣어 2-
0으로 달아나며 확실한 승기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이날 맨U의 수비는 ‘스위스 치즈’보다 더 구멍이 많았다. 바젤은 전반 5분 파비안 프라이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완벽한 찬스를 잡은 것은 시작으로 24, 26, 35분에 잇달아 알렉산더 프라이가 완벽한 골 찬스를 잡는 등 계속 반격 기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많은 찬스를 하나도 살리지 못하고 전반을 0-2로 뒤진 채 마쳐 ‘이변’ 가능성은 물 건너간 듯 했다.
그러나 바젤은 의외로 저력이 있었다. 후반들어 계속 맨U를 압박한 끝에 후반 13분 파비안 프라이가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볼을 그대로 왼발로 차넣어 한 골을 만회했고 이어 2분 뒤엔 파비안 프라이의 크로스를 알렉산더 프라이가 헤딩으로 꽂아넣어 순식간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동점이 되자 곧바로 긱스 대신 박지성을 투입했고 9분 뒤에는 나니도 내보내 분위기 전환을 노렸으나 한 번 꼬인 흐름은 쉽게 돌아서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1분 골문 앞에서 수비실책으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이를 알렉산더 프라이가 성공시켜 2-3으로 역전당하며 안방 역전패 위기에 직면했다. 그러나 맨U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 후반 45분 나니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영이 다이빙 헤딩으로 꽂아넣어 다시 균형을 맞추며 안방 패배를 모면하는데 성공했다.
박지성을 향해 대시하는 북한의 박광룡(왼쪽). (AP)
박지성이 박주호(왼쪽) 앞에서 크로스를 올리고 있다. (AP)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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