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축구경기에 남성팬들 출입 금지
▶ 관중 난동팀 처벌에 특별 처방 화제
터키의 페네르바체 경기에 입장한 여성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축구 경기에서 관중 난동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터키가 특이한 처방을 들고 나와 주목받고 있다. 관중난동의 전력이 있는 팀의 경기에서 남자들의 경기장 관람을 금지하고 여자와 어린이들에게만 관람을 허용한 것이다.
터키 축구협회는 팬들의 난동으로 제재를 받은 팀의 경기에는 여성과 12세 이하 어린이들만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최근 마련했다.
이에 따라 20일 터키 페네르바체 팀의 홈구장인 수쿠르 사라코글루에는 무료 입장권을 받은 4만1,000여명의 여성과 아이들이 페네르바체와 마니사스포르 팀의 경기를 보려고 운집했다. 이날 여성들은 구장 둘레를 도는 긴 라인을 형성, 무료 입장권을 받아 경기장에 입장했는데 많은 여성들은 아기를 안고 오기도 했다.
경기 시작 전에 양팀 선수들은 팬들에게 꽃은 던졌고 여성팬들은 상대팀 입장 때도 평소의 야유 대신 박수를 보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파네르바체의 캡틴 알렉스 드 수사는 “한 경기에서 이처럼 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오늘의 추억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대팀인 마니사스포르의 오미르 아이산은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운 분위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네르바체 수비수 조셉 요보는 “팬없이 경기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오늘 찾아와 우리를 성원해준 여성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장에 입장한 팬들의 검색은 여성 경찰관들이 담당했다. 페네르바체 이사회의 여성멤버인 야세민 마르실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여성들과 어린이들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여성들도 모두 구호를 알고 있고 응원가도 (평소와) 똑같이 불렀다”면서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고 기뻐했다.
당초 페네르바체 팀은 우크라이나의 챔피언 팀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친선 경기에서 팬들이 축구장에 난입한 사건 때문에 축구협회로부터 관중없이 2경기를 치르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때 팬들은 페네르바체의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한 기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주 축구협회는 무관중 경기대신 여성들과 어린이들만 입장시키는 쪽으로 결정을 변경해 이날 역사적인 경기가 펼쳐지게 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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