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재국과 ‘외교네트웍’구축하라고 예산줬더니…
LA 전 총영사 여행·영화관람에 지출
호놀룰루선 예산 90% 골프장서 펑펑
LA 총영사관을 비롯한 전 세계 재외공관 소속 외교관들의 외교역량 강화를 위해 책정된 ‘외교 네트웍 구축비’ 예산이 정해진 목적과는 달리 일부 총영사나 영사들 개인의 경비로 유용돼 왔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LA 총영사관에서는 모 전 총영사가 이 외교 네트웍 구축비 가운데 일부를 개인적인 여행 경비와 영화 관람 및 서적 구입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호놀룰루 총영사를 지낸 김모씨도 이 예산의 90%를 골프장 회비로 써버린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한국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이하 외교위) 소속 유기준 의원(한나라당) 등 의원들이 감사원 감사 및 외교통상부 감사 결과 등을 토대로 공개한 자료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외교통상부의 예산 목적 외 사용 사례가 456건에 달하고 유용 액수도 총 23만2,580달러(한화 2억5,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유기준 의원은 밝혔다.
연도별로는 지난 2009년에는 감사원 및 외교부 자체 감사에서 적발된 것이 30건, 2010년에는 11건이었으며 올들어 415건으로 급등했다.
외교 네트웍 구축비는 보안유지가 필요한 외교활동을 위한 예산으로 주재국 인사들과의 교류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미국과 중국 등 여러 재외공관에서 국내 인사는 물론 외교관 개인 용도로 절반 이상을 사용한 것이 적발된 것이다.
이 기간 외교 네트웍 구축비 유용 내역에는 ▲내국인 대상 선물지급 ▲직원 오ㆍ만찬 ▲직원 테니스 레슨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류우익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경우 주중 대사 시절 이 예산의 절반을 현지 외교활동이 아닌 한국인을 대상으로 사용했고 또 대부분 현금으로 쓰면서도 6개월 간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샌프란시스코 전 총영사는 이 예산의 일부를 경조금과 접대용으로 사용한 것이 지적됐으며 중국 선양 총영사관의 경우 지난 5월 감사원으로부터 실시된 정기 감사기간에 감사반과 청와대 관계자들 접대비 1,556달러가 이 예산에서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회계연도에 외교통상부에 편성된 ‘외교 네트웍 구축비’는 총 113억3,000만원이지만 외교부 측은 그 동안 각 재외공관에 배정된 예산 총액과 집행내역을 ‘3급 비밀’로 취급해 사용처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외교위 최재성 의원(민주당)은 “구축비로 편성된 예산은 보안이 필요한 외교 활동에 사용하지 국내 인사 접대 등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은 큰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A 총영사관 관계자는 “각 재외공관에 편성된 외교네트웍 구축비 가운데 50% 이상은 외국 인사들과 교류에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영사들의 동포사회 활동 및 통상?홍보 등 특별한 목적에 한해 내국인들과의 교류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며 “LA지역 공관에 배정된 구축비 총예산액 및 집행 내역은 대외비로 분류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교네트웍 구축비 유용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외교부측은 이 예산의 사용처를 엄격히 관리하도록 각 재외공관에 지침을 전달했으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관장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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