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 브라질월드컵
▶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
전반 선취골을 터뜨린 박주영(가운데)이 구자철(왼쪽), 차두리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연합>
박주영 선제골 후 차두리 부상으로 흔들리기 시작 후반에 동점 허용
한국 축구대표팀 조광래호가 경기 시간 온도가 섭씨 44도(화씨 111도)까지 치솟은 폭염 속에서 펼쳐진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초반 터진 ‘캡틴’ 박주영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1로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6일 쿠웨이트시티에서 벌어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B조 2차전 경기에서 한국은 전반 8분만에 박주영의 통렬한 오른발슛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8분만에 쿠웨이트에 동점골을 내줬고 결국 1-1로 경기를 마쳐 지난 2일 레바논전 압승(6-0)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은 B조에서 1승1무로 쿠웨이트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는 지켰다.
쿠웨이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로 한국(33위)과 비교해 크게 뒤지지만 이날 경기에선 사실상 우열을 가리기 힘든 대등한 경기를 보였다. 현지시간으로 밤 8시에 경기가 시작됐음에도 불구, 섭씨 40도를 넘나든 중동의 폭염으로 인해 체력소모가 컸던 것도 한국이 힘든 경기를 피할 수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조광래 감독은 나흘 전 레바논전과 똑같은 스타팅 11을 내세웠는데 전반 5분만에 쿠웨이트의 왈리드 주마의 위협적인 중거리슛을 골키퍼 정성룡이 간신히 크로스바 위로 걷어내는 가슴 철렁한 순간을 넘긴 뒤 잠시 후 멋진 호흡으로 선취골을 뽑아내 기분좋게 출발했다. 전반 8분 상대진영에서 정교한 패스를 주고받던 한국은 정면에서 이용래가 페널티아크 부근에 있던 지동원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이를 지동원이 잡는 척하다 뒤로 흘리자 적시에 침투한 박주영이 볼을 잡은 뒤 전광석화같은 오른발슛으로 쿠웨이트 네트를 출렁였다. 골키퍼가 꼼짝 못하고 서서 멍하니 지켜봐야 했던 환상적인 콤비 골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17분 오른쪽 풀백 차두리가 부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대신 김재성이 투입됐으나 1대1 마크에서 현격한 열세를 면치 못했고 이로 인해 전체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번번이 좌우측면이 뚫려 잇달아 위험한 상황을 맞았다. 특히 전반 21분에는 좌우측면이 뚫리고 골키퍼가 던져준 패스를 수비수가 뒤로 빠뜨리는 실수까지 겹쳐 잇달아 3번 연속으로 실점위기를 간신히 넘겨기도 했다. 한국은 39분 남태희의 중거리슛이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으나 쿠웨이트는 39분과 전반 추가시간에 잇달아 위협적인 슛으로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은 후반 시작 직후 남태희의 크로스를 박주영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골키퍼에 막혔고 2분만엔 기성용의 위협적인 중거리슛도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뒤 잠시 후 쿠웨이트에 동점골을 내줬다. 역습상황에서 중앙의 바데르 알 무트와가 내준 패스를 받은 파하드 알 에네지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옆까지 치고 들어와 문전으로 땅볼 크로스를 찔러 넣었고 뛰어나온 골키퍼 정성룡에 맞고 뒤로 흐른 볼을 후사인 알리가 빈 골문에 밀어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조광래 감독은 남태희와 구자철 대신 염기훈과 김정우를 투입,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별 소득이 없었고 오히려 후반 41분 이정수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알 무트와를 막다가 함께 넘어지는 가슴철렁한 상황이 나왔지만, 다행히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종료휘슬이 울린 뒤 쿠웨이트 선수들은 활짝 웃으며 기뻐한 반면 한국선수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떠나 승부에 대한 기대치의 차를 엿볼 수 있게 했다.
한편 나흘 전 한국에 0-6으로 대패했던 레바논은 이날 홈에서 아랍에미리티연합(UAE)을 3-1로 꺾고 1승1패로 조 3위로 올라섰고 UAE(2패)가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김동우 기자>
<관계기사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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