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서 뛸 때는 ‘득점기계’이자 수퍼맨이던 리오넬 메시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으면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메시’는 펄펄 날아다니는 데
‘아르헨티나 메시’는 왜 기를 피지 못할까
과연 메시의 ‘아르헨티나 징크스’ 원인은 무엇일까.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누구나 인정하는 현 세계축구 최고의 수퍼스타다. 하지만 그런 그가 모국 아르헨티나 대표로 출전한 2011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서 전혀 힘을 못 쓰고 있다. 코파 아메리카에서 1993년 이후 18년째 우승이 없는 아르헨티나는 자국에서 벌어지는 이 대회에서 당연히 우승을 노렸으나 첫 두 경기에서 모두 무기력한 플레이 끝에 2연속 무승부를 기록하자 충격과 실망에 휩싸야 있다. 특히 지상 최고의 스타라는 메시를 비롯해 카를로스 테베스, 세르지오 아게로, 곤잘로 이과인, 하비에어 제네티 등 초호화 스타들을 총동원하고도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과 안방에서 2연속 무승부에 그쳐 식은 죽 먹기로 생각했던 8강행 마저 장담하기 어려운 위치로 몰리자 망연자실하는 분위기다.
특히 아르헨티나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 것은 메시가 지금까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선 경기에선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것 같은 활약을 보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메시는 지난 시즌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정규리그 31골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2골, 스페인 국왕컵 7골, 수퍼컵 3골 등 총 53골을 기록했다. 유럽무대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수비수 3~4명 정도는 가볍게 따돌리는 그의 모습을 수없이 보아온 팬들은 왜 그가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는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지 의아해하고 있다.
왜 그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지에 대해선 그동안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팀워크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에게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처럼 자유롭게 전방을 헤집고 다니면서 스스로 골도 넣고 동료에게 골 기회도 내주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하지만 급조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조직력이 시즌 내내 함께 호흡을 맞추며 세계 최고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바르셀로나와 비교될 수가 없다. 비록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처지지 않더라도 소속팀이 다르고 플레이 스타일이 틀리며 개성이 강한 선수들끼리 모인 대표팀에서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 플레이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메시는 최전방에서 동료의 패스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미드필드 지역까지 내려가 볼을 받아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메시가 필요 없는 곳에 체력을 소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는 브라질 대표팀의 다니 알베스는 “아르헨티나 국민은 메시가 바르셀로나에서의 활약상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바르셀로나의 선수들은 다르다”면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바르셀로나에서만큼 메시의 능력을 극대화해 줄 동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드 콤비 사비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 필적하는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믿을 만한 중앙 미드필더가 없어 남아공월드컵때는 전성기가 훨씬 지난 후안 베론이 그 포지션에 기용됐을 정도니 고민이 깊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설명에도 불구, 바르셀로나에선 수퍼맨 같았던 선수가 대표팀 유니폼을 입으면 상대적으로 평범한 선수처럼 보이는 현상을 전부 설명하기란 힘들다. 더구나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대표팀 슬럼프를 스스로 박차고 나오기를 바라는 것외엔 다른 해법도 없다. 과연 남은 코파 아메리카 기간동안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바르셀로나 메시’가 돌아올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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