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이천수, 이동국 등의 대표팀 발탁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6월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광래 감독이 ‘올드 보이’ 이천수(30·오미야)와 이동국(32·전북), 정조국(27·오세르) 등 3명의 국가대표 발탁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대표팀 주축이었던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 지동원(20·전남) 등 세 명이 올림픽대표팀으로 배당됨에 따라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원톱요원 지동원을 뺏긴데다 대표팀 캡틴이자 간판 스트라이커인 박주영(AS모나코)이 현재 발목부상으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니어서 공격수 보완이 시급하다.

이 상황에서 조 감독이 눈을 돌린 후보들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져 있었던 이천수와 이동국, 정조국 등 3명의 베테랑 선수들이다. 이 가운데 일본으로 쫓겨나다시피한 이천수는 최근 조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지만 그를 옭아매고 있는 ‘임의탈퇴’라는 족쇄가 문제다.

이천수는 전남 소속이던 2009년 코치진과 언쟁, 훈련 불참, 감독 지시 불이행 등 마찰을 빚다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해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됐다. 그렇게 ‘문제아’로 낙인 찍힌 이천수에게 태극마크를 달아주긴 쉽지 않다.

대표선수로는 기본요소인 선수의 ‘품성’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최근 달라진 이천수의 모습을 본 조감독은 “과거 나쁜 이미지 때문에 열심히 하는 선수들의 기를 꺾어서는 안 된다”며 발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조영증 축구협회 기술교육국장은 “대표 선수는 생활에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 조광래 감독이 신중하게 결정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조 감독은 또 이동국과 정조국도 눈여겨보고 있다. 이동국에 대해선 “최전방에서 고립된 플레이는 내가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적극적인 수비 가담 등 더 많은 움직임을 요구해왔다”면서도 “변화된 스타일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올 시즌 정규리그 6골로 김정우(상무·8골)에 이어 부문 2위에 올라 있고 약점이던 도움 부문에서도 4개를 배달해 역시 2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프랑스 무대로 진출한 정조국은 2일 올랭피크 마르세유와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이다. 정조국 역시 대표팀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A조광래 감독은 정조국과 관련해 “프랑스 리그에서 골을 넣어 사기가 올라 있다.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