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시계 (Doomsday Clock)”라는 것이 있다. 핵무기에 의한 전쟁으로 인간이 멸살되는 종말의 시간을 자정으로 잡을 때 현재의 정세가 자정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가를 가리키는 시계이다. 원폭전쟁의 위험성을 알리고 지구적 안전문제와 그에 대한 정책과 대책 토론을 활성화하고자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에 의해 1945년에 창간된 “원자과학자공보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라는 월간잡지 표지에 종말의 시계가 1947년부터 실리기 시작하였다. 최초에는 자정 7분전으로 설정되었으나 지금까지 17번 재설정 되었으며 1953년 미국과 소련이 9개월 간격으로 수소폭탄을 터뜨리자 자정 2분전으로 가장 급박해졌었고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체재가 무너지자 17분전으로 가장 멀어졌다가 2010년 1월부터는 자정 6분전에 머물러 있다. 핵무기가 지상에 존재하는 한 종말의 시계는 자정에 아주 가까운 시간을 보여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
1945년 7월16일 “트리니티 (Trinity)”라는 이름의 최초의 핵실험이 거행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2,000여회의 각종 핵실험이 행해졌고 1951년부터 1990년에 이르는 40년 동안은 매년 평균 50회의 핵실험이 행해진 것으로 추산된다. 핵무기 혹은 핵탄두 보유수로 보면 미국은 1966년에 32000기로 정점에 이르렀고 소련은 1988년에 45,000기로 정점에 올랐으나 소련 붕괴 후 미국은 현재 8,500기, 러시아는 11,000기로 추정되며, 실제로 당장 발사될 수 있는 핵탄두는 보유수의 1/4 혹은 1/5 정도로 보인다. 영국, 불란서, 중국 등의 전략핵탄두들과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북한들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들도 계산하면 지구상에는 아직도 5,000기 가까운 핵무기들이 소위 단추만 누르면 가공할 파괴력과 살상력으로 닥아 올 수 있는 상황이라 하겠다.
핵무기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증명된 바와 같은 가공할 파괴력과 반인류적 대량 살상력 때문에 다시는 사용되지 말아야하고 다시는 사용할 수 없는 무기이며 따라서 없어져야 할 무기이다.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은 월남전, 아프가니스탄 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감수하면서도 핵무기사용을 자제해왔고, 앙숙지간인 인도, 파키스탄도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가 대량보복을 할 수 있는 억제력을 보유함으로서 핵무기는 전면전쟁을 불가능하게 하는 신기한 효과를 내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남북한 같은 비대칭의 경우, 남한은 정밀한 비핵무기들의 개발과 감시와 조기경보체재를 개발 완비함으로서 북한의 핵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1948년-1991년간의 냉전 비용을 2010년도 달러로 환산하면 18조 5천억달러 이며 그중 핵무기와 운반체계의 관련 비용이 7조 8천억 달러로 계산된다고 한다. 2009년 미국토목공학회의 평가에 의하면 현재 미국의 도로, 항만, 교량, 철도, 학교등 모든 사회기반시설의 상태가 평균 D학점의 열악한 상태로서 5년간 총 2조 2천억 달러 정도 투자하면 최적 상태를 회복할 수 있다 한다. 핵무기 관련비용의 천문학적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겠다. 현재 미국의 핵무기관련 예산이 매년 500억 달러로 알려지고 있는 데,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북한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예산상의 압박이 굉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핵무기의 종말은 올 것이며 반드시 와야 한다. 냉전체재 붕괴 후 미국은 러시아와 핵무기 대량감축조약을 맺고 우라늄 핵탄두들에서 고농축우라늄 500톤을 제거하여 원자력발전용 핵연료용 저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하여 수입하는 20년 프로젝트 사업을 18년째 실시하고 있다. 핵무기가 평화적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는 참으로 아름답고 가장 바람직한 종말이라 하겠다. 종말의 시계가 정오를 가리키는 시대가 오기 바란다.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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