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와 서부지역 상당수를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가운데 25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친위병력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를 개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알-자지라 TV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위대 수천명은 이슬람권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이날 이슬람사원에서 예배를 마친 뒤 거리로 나와 반 정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고, 카다피 친위병력은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폴리 동부 외곽의 한 주민은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면서 "수그 알-조마 거리에서 시체들이 나뒹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명피해 규모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알-자지라는 2명이 숨졌다고 전했고 로이터통신은 최소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리비아 시위 사태 이후 처음으로 수도 트리폴리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것이다.
이날 제2도시인 벵가지 등 리비아 전역에서는 수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카다피 축출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반 정부 시위가 절정을 이뤘다.
또 압둘-라흐만 알-압바르 검찰총장과 프랑스 주재 리비아 대사, 유네스코 주재 리비아 대사도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에 항의하며 사임하는 등 리비아 공직자들의 시위 지지 선언도 잇따랐다.
그러나 시위대를 포함한 반 정부 세력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 지역과 튀니지 국경 근처 즈와라 등 서부 일부 지역을 장악하고,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을 꾀하고 있지만 카다피 친위병력의 군사력이 만만치 않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차남인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는 터키 뉴스채널 CNN-튀르크와 인터뷰에서 `테러리스트 그룹’들이 통제하고 있는 자위아, 미수라타를 제외하고 리비아의 대부분은 "평온하고 정부의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위대의 대규모 시위가 예견된 지난 24일에는 국영TV를 통해 외신의 트리폴리 방문 취재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민들은 24일 오후부터 군인들과 용병들이 트리폴리 시내에서 자취를 감추고 교통경찰만 남아 근무했으며, 그린광장은 깨끗이 청소가 돼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이는 리비아 정부가 하루 전만 해도 불법 입국한 기자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않겠다며 엄포를 놓았던 것과 비교하면 극히 상반된 조치로, 리비아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카이로.두바이=연합뉴스) 고웅석 강종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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