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경기진단 <5>테리야키
매매 실종 속 폐업 속출…시간당 7.50달러 종업원 전락도
한인식당 70%이상 주인 바뀌어
40대 중반인 시애틀지역 한인 김모씨의 호칭은 지난해‘사장님’에서 ‘김씨 아저씨’로 바뀌었다. 2006년 하루 매상 800달러대의 테리야키를 구입, 부부가 밤낮으로 일해 한때 매출을 1,000달러 대까지 끌어올려 놓으며 나름대로 작은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이듬해 말부터 불어 닥친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매출이 600달러대로 급감하고 2008년 봄 ‘쌀 파동’이후 쌀ㆍ닭고기ㆍ기름ㆍ야채 등 모든 재료 값이 최고 2배 가까이 뛰어 순이익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렌트도 야금야금 올라 지난해 3,000달러에 육박하면서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큰 손해를 보고 업소를 팔려고 내놨지만 사겠다는 임자를 찾을 수가 없었다. 누적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 김씨는 결국 파산신청을 낸 뒤 문을 닫고 다른 한인 테리야키 업소의 주방에 취업했다. 시간당 현금 10달러를 받는 조건이다.
김씨는 “지금은‘아저씨’라고 불리며 다른 사람 밑에서 일을 하지만 솔직히 과거 ‘사장님’으로 불릴 때보다 속은 편하다”고 말했다.
순이익 평균 35%이상 줄어들어
워싱턴주 전역에 족히 1,000개를 헤아릴 정도로 한인 주력 업종이었던 테리야키가 지금은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다. 업주들은 업소의 위치, 취급품목, 규모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매출이 최근 2~3년간 15~30% 떨어졌고 불황이 본격화한 이후 재료 값도 50% 이상 올라 매출액 점유율이 35%를 상회하게 되면서 집에 가져가는 순이익은 대체로 30% 이상 떨어졌다고 하소연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한인업주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종업원을 내보내고 부부나 가족 위주로 운영하는 등 비상대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비용을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다. 타코마에서 테리야키가 포함된 아시안 옥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는 “풀타임 주방장을 파트타임으로 바꾸고, 매장 종업원을 없애고 아내가 하루 종일 일을 해도 줄어든 수익을 보충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매매가도 하루 매상 150배 이내로
수익이 크게 감소함에 따라 테리야키 프리미엄도 과거 하루 매출액의 200~230배에서 현재는 150배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오랫동안 테리야키를 전문적으로 취급해온 부동산 에이전트 김모씨는 “요즘에는 팔려는 사람은 넘쳐나지만 가격이 떨어졌어도 살려는 사람은 전무하다”고 말했다. 장사가 안 되는 데다 융자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자를 감당하며 마지못해 문을 열고 있던 일부 업주들이 아예 문을 닫는 경우도 다반사다. 이들 중 일부는 다른 테리야키 업소에 취직하려고 뛰어다니지만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 상태다. 남의 테리야키에 운 좋게 취업해도 캐시어의 경우 워싱턴주 최저임금이 시간당 8.67달러인데도 시간당 현금으로 7.50달러만 받고 일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쟁업소 줄면서 매상 오르기도
테리야키뿐 아니라 한인 식당들도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한인들이 외식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고사직전이다. 린우드-에드먼즈, 페더럴웨이-타코마 등 남북지역을 막론하고 한인식당들이 장사가 안돼 전체 업소의 70% 이상이 최근 1~2년 사이 주인이 바뀐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황의 여파가 최악의 상황을 지나면서 매출 감소가 거의 바닥에 와 있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쟁력 없는 일부 테리야키와 한인식당이 문을 닫는 등 전반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지면서 현재 살아남은 경쟁력 있는 업소들을 중심으로 소폭이나마 매상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