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전 9개국 중 1차전 승리 단 2팀뿐
▶ 개최국 카타르 등 걸프국 1차전 전멸
시리아와 1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사우디는 대회중 감독이 경질되는 아픔을 맛봤다.
중동인 카타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제15회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중동의 모래바람이 불지 않고 있다.
이번 대회 출전 16개국 가운데 ‘중동’으로 분류될 수 있는 나라는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해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요르단, 바레인, 이란,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등 무려 9개국이다. 그러나 모든 팀이 한 경기씩을 치른 11일까지 승리를 따낸 팀은 시리아와 이란 두 팀 뿐이다. 그나마도 시리아는 사우디를 2-1, 이란은 이라크를 2-1로 꺾는 등 두 팀 모두 같은 중동팀을 상대로 승리를 건졌다. 특히 중동에서도 개최국 카타르와 인접한 걸프해협 접경국들의 부진이 눈에 띤다. 개최국 카타르를 비롯, 쿠웨이트, 사우디, 바레인이 줄줄이 우즈베키스탄, 중국, 시리아, 한국에 고배를 마셨고 그나마 UAE가 북한과 0-0으로 비겨 걸프연안국 1차전 전멸의 수모를 모면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 기자회견장에서는 어김없이 ‘중동권 나라들의 부진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11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온 카타르의 브루노 메추 감독은 “기술이나 체력보다는 정신력에서 문제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끝난 걸프컵 대회를 치르고 바로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것이 특히 정신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메추 감독은 “2개의 큰 대회를 연달아 치르면서 받는 정신적인 압박을 견뎌내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날 이란에 1-2로 패한 이라크의 독일 출신 볼프강 지드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같은 질문을 받고는 “메추 감독의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실력이 문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도 중동국가는 하나도 출전하지 못했다. 당시 아시아 대표는 한국, 북한, 일본, 호주였다.
사실 아시안컵에서 번번이 중동권에 일격을 당해 우승 꿈이 좌절됐던 한국으로서는 중동 국가들의 ‘집단 부진’이 반가울 법도 하다. 대회 개막 전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 선거에서 주요 자리를 중동이 대거 차지하며 기세를 올린 데다 이번 대회가 중동 한복판인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어 중동 국가들의 부진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시아 축구 실력 자체가 동아시아와 호주 쪽이 앞서가기 시작한 것인지, 아니면 걸프컵 후유증 탓에 생긴 일시적인 현상인지, 그도 아니라면 12일부터 시작되는 조별리그 2차전부터 중동 국가들의 대반격이 시작될지 이번 대회 지켜볼만한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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