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24승(98패)을 거둔 박찬호(37)가 오릭스와 계약,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은다. 메이저리그에서 박찬호 정도의 이력을 가진 투수나 타자가 일본을 택한 게 꽤 오랜만이기 때문이다.
1950년 센트럴ㆍ퍼시픽 양대 리그가 정착된 이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현역 끝물에 거액을 제시한 일본에 간 경우는 제법 있었지만 아직 시속 93~94마일의 강속구를 던지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얼마든지 새 팀을 알아볼 수 있는 박찬호가 일본을 행선지로 정한 건 이례적이다.
사실 메이저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낸 투수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해도 웬만하면 미지의 땅 일본을 찾지 않았다. 그 때문에 일본팀들은 대신 은퇴했거나 커리어 후반기에 있는 유명선수들을 몇몇 데려왔지만 전혀 다른 환경과 텃세 등으로 대부분 실패했다.
그에 따라 일본 구단들은 메이저리그 경험은 짧으나 젊은 선수들을 데려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실제 일본 야구에서도 큰 발자취를 남긴 외국인 선수들은 일본 야구에 순조롭게 적응을 마친 선수들이다. 결국 일본 팬과 언론이 정한 역대 포지션별 최고 용병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풍성한 기록을 남긴 선수는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7년 통산 타율 0.227을 때리는데 그쳤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올해까지 일본에서 뛴 7년간 통산 타율 0.312에 233홈런을 날리며 최고 타자로 일본 야구사에 이름을 남겼다. 빅리그에서 8년간 타율 0.250을 때린 평범한 타자였던 레론 리는 일본에서 11년간 타율 0.320을 터뜨리며 교타자로 거듭났다.
303승을 거뒀고 통산 4,000이닝 투구를 돌파해 역대 외국인 투수로 첫 손으로 꼽히는 러시아 출신 빅토르 스타핀도 메이저리그 경험은 전무하다.
일본에서 6년간 통산 타율 0.337을 때리고 202홈런을 날린 뒤 타격 3관왕을 두 번이나 차지한 랜디 배스는 ‘재팬드림’을 일구고 미국에 돌아가 오클라호마주 상원의원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찾는데 성공했다.
현재 일본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알렉스 라미레스(요미우리)도 메이저리그 경력이 3년에 불과하고 10년간 일본식 야구에 맞춰 개조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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