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신태용 감독이 패색이 짙어지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왼쪽은 인터 밀란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 <연합>
신태용 감독 “패배는 인정…판정은 불만”
베니테스 감독 “힘든 경기, 성남 인상적”
결국 기적은 없었다.
유럽 챔피언 인터 밀란을 상대로 대형 사고를 치겠다던 성남 일화의 꿈이 맥없이 깨지고 말았다. 4강전을 앞두고 “기적은 단 1%의 가능성만으로도 이뤄진다. 하지만 우리 승산은 30~40%는 된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신태용 성남 감독은 경기 뒤 다소 풀이 죽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장에 나섰다.
신 감독은 우선 총평으로 인터 밀란이 성남보다 한두 단계 위의 실력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인터 밀란은) 기량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팀이었다. 몸값으로 봐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고 말한 신 감독은 인터 밀란측에 결승에 진출한 것에 대한 축하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심판 판정에 대해선 편견이 교묘하게 작용했다며 경기 중 느꼈던 불만들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그는 “전반에도 몇 개나 상대 몸에 맞고 나간 볼이 상대 볼로 선언됐다. 거친 몸싸움 파울도 여러 번 불지 않았다. 인터 밀란의 3번째 골은 밀리토가 손으로 치고 들어갔는데도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면서 “심판이 정확한 판정을 내리지 않아 인터 밀란이 어느 수준의 팀인지 정확히 알 수 없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또 0-3 완패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신 감독은 “공은 둥글다. 세 골도 먹을 수 있고 다섯 골도 먹을 수 있는 게 축구다. 스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경기 내용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은 다를 수 있겠지만 우리가 인터 밀란보다 더 잘 뛰었다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 선수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승장’ 라파엘 베니테스 인터 밀란 감독은 전반적으로 힘든 경기였다는 소감을 내놨다. “스나이더가 없어 어려웠고 날씨도 더워 쉽지 않은 승부였다. 하지만 두 번째 골을 넣는 순간 정상을 되찾았다. 경기 후반에는 우리가 지배했다”며 만족을 표했다. 신태용 감독이 심판 판정을 지적한 데 대해서는 “그 말을 존중하지만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아시아를 대표해 참가한 성남에 대한 평가도 덧붙였다. 베니테스 감독은 “참 잘 짜여진 팀이었다. 선수들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훈련도 잘돼 있었다. 특히 오늘은 빠른 중앙 수비가 인상적이었다”며 “신태용 감독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칭찬의 말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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