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축구를 앞두고 마음이 설레인다.
말로는 수험생 앞의 학부모처럼 최선을 다하라고 하지만, 이겼으면 좋겠다. 비겨서 승부차기를 하더라도 16강에 올라선다면 밥이 훨씬 맛날 것 같다. 그래, 나의 조그만 응원이 힘이 된다면 결승전을 치루던 김연아에게 보냈던 응원을 기꺼이 다시 한 번 보내고 싶다.
제9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 이명박 대통령은 5일 “한반도에서 전면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는 북한을 빠르게 개방시켜 중국처럼 산업화의 길을 걷게 하고 핵을 포기하는 대신 정권 유지를 보장하고 경제개발을 지원한다는 일괄타결 방식을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3월 26일 천안함 사건 발생 뒤에 국내외 언론과 남북의 당국은 여차하면 붙겠다고 맞서고 이에 깜짝 놀란 세계 각국은 그 추의를 예의 주시하는 상황에 이른다. 주가와 환율이 요동을 치고, 일부겠지만 환전사태까지 있었다. 당연한 반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는 가운데 선거가 있었고, 표현적으로는 두 달 반 만에 아무 일이 없었던 듯하게 원점으로 되돌아 온 느낌의 발언이지만 북쪽은 더욱 거세게 일전을 치룰 태세이다.
그래봐야 더 이상 잃을 것도 말 것도 없는 실정이니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으로 길길이다.
남쪽도 되돌리기 힘들 정도로 복원이 어렵게 만들어버렸다. 남북경협의 경제유발 효과 같은 것은 관심 밖이었고, 돈은 다른 곳에서 벌면 되고, 가을철 미꾸라지 잡듯이 막고 품겠다는 게 통일전략으로 굳혀져가고 있는 형국이다.
힘 좀 있다고, 돈 좀 많다고, 우격다짐으로 발뒷꿈치로 문질러 버리려는 원시적 발상 속에서 발끝에 찔리는 가시 정도면 얼마나 다행이랴.
궁지에 몰리는 쥐가 무슨 짓을 할런지는 아무도 모른다.
80년대 중후반부터 북핵 개발의 단초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감지되었고 그것을 막으려는 노력들은 역대 정부가 방법상의 차이만 있었을 뿐 한결 같았다.
결국은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발표되기에 이르렀다. 그 길만이 체제유지의 유일무이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는 집단이 북쪽에 있는 것이다.
핵무기 보유 자체로만 본다면 강대국들과 비교가 되지도 않겠지만 이를 제어하는 문제가 남북,또는 6자회담의 골격이라고 볼 수 있고, 더욱 쉽게 표현하자면 평화적 해결방법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 두 차례나 정상들이 선언을 했다.
그게 6.15선언이고, 10.4선언이다.
각론에 들어가면 핵무기 들고 설쳐댈 명분이 추호도 허락되지 못하게 치밀하게 실천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북쪽에서는 소리 없이 옥죄어 들어오는 자유와 자본이 두려웠을 것임에 분명하다
외교론의 기초가 되는 `외교적 수사`에 있어서 그 첫째가 `말을 가급적 아낀다’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구소련의 외교정책에서 유래했던 ‘크램믈린 같은’ 이라는 말이 외교가에서는 바이블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인데도 온 동네방네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하는 5월24일 전쟁기념관에서의 대통령의 발언에 맞추어서 언론을 비롯한 관변 단체들이 일제히 총궐기를 한다.
푸른 잔디위에서 펼쳐진 첫 경기, 온 국민이 바라고 응원했다. 3 대 2로 경기에서 이겼다고 하자.
그러나, 그게 동족간의 전쟁이라고 생각해보라. 남북 합해서 7천만이다. 천만명이상 죽고, 부상당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는 것인가? 그중에는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은 절대로 없을 거라고, 아니면 위대한 민족통일을 위해서는 이정도의 희생정도는 두렵지 않다는 말인가!
전쟁은 결코 스포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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