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문화재단(회장 이정화)이 역점 추진중인 ‘코리안 벨 가든’ 조성 사업과 관련하여 한국 정부기관으로부터 1억원(미화 약 8만불)의 지원금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에 워싱턴지역 동포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도 반가웠다.
특히 생업에 종사하며 봉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잘 아는 이들에게 한미문화재단의 이번 성과는 참으로 각별하기에 그 동안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낸다.
수년 전 ‘한국문화상징조형물 건립위원회’로 시작된 한미문화재단이 회장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홍보와 모금 활동 및 헌신적인 노력, 특히 그 동안 지역 동포사회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독지가들의 흔쾌한 지원을 지속적이고 효과적으로 끌어냄으로써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동포사회에서 다른 여러 사업을 추진중인 타 단체에도 좋은 사례가 되리라 믿는다.
‘동포사회에 다른 시급한 일들이 많은데 그깟 종각 하나 만드는데 그 많은 돈을 지금 써야 하는가’라는 시기 어린 비판은, 이 좁은 한인사회에 무슨 교회가 이렇게 많은가라는 어리석은 비판과 같다.
하느님의 역사가 이루어지고 주님의 몸 되신 교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듯 더 많은 봉사단체가 다양한 분야에서 동포사회의 권익향상을 위해 매진한다면 그것 자체로도 우리 워싱턴 한인사회의 성장이며 분명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사업계획과 봉사자들의 투명하고 진실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목표를 이룰 수 있고, 동포사회의 발전을 염원하며 도울 수 있는 계기만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발 벗고 나설 수많은 훌륭한 동포 분들이 계신다는 가능성을 확인시킨 이번 한미문화재단의 성공사례를 통해 워싱턴 한인사회의 가장 절실한 대규모 숙원사업의 하나인 ‘한인 커뮤니티센터 건립’문제도 다음과 같이 발상의 전환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5년 전인 지난 2006년, 워싱턴 한인사회 지도층에 계신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구성된 건립재단은 의욕적으로 출범하였으나 지금까지 여러 이유로 그 성과가 미미한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수백만 불의 엄청난 예산이 드는 대규모 사업계획만을 고집하며 돈 문제로 시간을 보내기보다, 이미 확보된 기부금을 토대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먼저 시작하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요즘처럼 부동산 시세가 폭락하여 건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 소규모의 오피스 콘도라든가 한인타운 주변 도로변의 사무실용도 겸용이 가능한 단독주택을 구입하고 개조하여 우선 ‘한인 커뮤니티 센터’의 간판을 걸고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지 않는가.
우선 몇 개의 회의실부터 만들어 공간이 없어 제대로 회의조차 마음껏 못하는 동포사회의 봉사단체와 직능단체 그리고 협회들이 돌아가며 활용하도록 장소대여를 해 줌으로써, 추상적인 커뮤니티센터를 실생활 속에 밀착된 우리의 커뮤니티센터로 우선 동포사회 속에 시작의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방 한곳은 교포들의 사랑방 구실이 되어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상, 동포사회의 역사와 이슈들을 홍보하고 토론하며 자유롭게 드나들어 친교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동포사회의 구심점이 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동포사회 저변에서부터 우리의 커뮤니티센터를 더 키우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올 때 이미 커뮤니티센터 건립은 더 이상 돈 문제로 걱정하는 고민거리 사업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다.
건립재단 관계자들의 그간의 노고를 위로하면서 아울러 분발을 촉구해 본다.
김진영 /워싱턴한인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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