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치가 대출액보다 낮은 ‘깡통 주택’급증
소득있어도 집 포기하는 소유주 35%로‘껑충’
주택시장 붕괴로 최근 몇 년새 모기지 대출액보다 주택 가치가 더 낮은 소위 ‘깡통주택’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의도적으로 모기지 채무를 불이행하는 홈오너들이 늘고 있다.
시카고대학교 루기 진게일스 교수에 따르면 전체 모기지 채무 불이행 중 이 같은 의도적 케이스가 차지한 비중은 2009년 3월 23%, 6월 30%, 12월 35% 등 꾸준한 상승세다. 집값이 반 토막 나면서 깡통주택도 급증, 4채당 1채 꼴인 1,100만여채에 달한다.
지난 2006년 캘리포니아 팜데저트에 38만5,000달러짜리 2베드룸 주택을 구입했던 윈 블로크 역시 의도적으로 모기지 페이먼트 납부를 중단했다. 그녀의 집값은 지난 3년새 20만달러대 초반까지 곤두박질쳤지만 갚아야 할 모기지는 31만달러나 남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떨어진 주택 가치가 모기지 대출액에 근접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한 그녀는 얼마 전 인근의 아파트를 얻어 이사했다.
크레딧 기관 ‘익스피리언’과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모기지 페이먼트를 많이 연체한 홈오너 5명 중 1명꼴은 의도적 채무 불이행으로 추산됐다. 깡통주택 오너들이 페이먼트를 내지 않으면서 집을 포기하는 이유는 모기지를 비롯해 각종 부채가 집값보다 더 많아 재정적으로 곤란한 것은 물론 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주택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없는 것도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남가주의 중간주택가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오른 27만5,000달러를 기록했지만 피크 때인 2007년 7월의 50만5,000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학자 크리스 톤버그는 “주택가격이 붕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것”이며 “특히 거품이 심했던 캘리포니아는 최장 10년 이상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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