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축구 J-리그 2010시즌이 막을 올린 지난 6일 히로시마 빅아치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시미즈 S펄스(1-1 무승부)가 맞붙었는데 전반 3분 히로시마의 페널티킥 상황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히로시마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가 차려는 듯 페널티킥 지점에 공을 놓고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호흡을 가다듬은 마키노는 오카베 다쿠토 주심이 휘슬을 울리자 골대를 등진 채 페널티지역 밖으로 천천히 걸어나와 상대 선수들 사이에서 잠시 제자리 뛰기를 했다. 모두들 마키노가 킥을 하기를 기다리던 차에 갑자기 반대편에서 공격수 사토 히사토가 뛰어들더니 왼발로 공을 차 넣었다. 히로시마 선수들은 사토 주위에 몰려들어 골 뒤풀이를 벌였고 시미즈 선수들은 실점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사토의 페널티킥은 명백한 비신사적 행위이며 경고 감이었다. 일본축구협회 마쓰자키 야스히로 심판위원장은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카베 주심의 오심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가 끝나 판정은 번복되지 못한다.
축구경기 규칙 제14조(페널티킥)에 주심은 키커를 정확하게 확인하도록 돼 있다. 마쓰자키 심판위원장은 “심판이 휘슬을 불었을 때 페널티지역 안에는 마키노 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마키노를 키커로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사토는 비신사적 행위로 경고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규정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한 오카베 주심에게 앞으로 J-리그 경기를 배정하지 않고 연수를 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쓰자키 위원장에 따르면 오카베 주심은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하지만 시미즈 쪽에서 아무 항의가 없기에 불안했지만 득점을 인정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축구 룰에 보면 키커를 속일 수는 없지만 ‘상대편에게 혼돈을 주려고 페널티킥을 차는 순간을 속이는 것은 경기의 일부로 허용된다’는 규정은 있다. 또 키커가 킥 대신 패스를 해 페널티박스 밖에 있던 동료선수가 뛰어들어와 차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때 키커는 백패스를 할 수 없고 앞쪽으로만 차야 한다. 공이 앞쪽으로 움직일 때만 인플레이 상황이 되기 때문.
실제로 네덜란드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는 선수 시절 이러한 방식으로 동료와 골을 만들어낸 적이 있다. 반대로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는 아스날 소속일 때 이를 한 차례 시도했다가 실패했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아 효과적인 시도는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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