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안됐다. ‘골프 황제’에서 ‘불륜 황제’로 전락한 타이거 우즈 말이다.
말도 제대로 못하는 2살 때부터 골프신동으로 매스컴의 주목을 끌었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국 PGA 투어에서만 71차례 우승한 그다.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해도 일주일에 200만달러를 번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런 수퍼스타가 불륜 스캔들에 휘말려 화려했던 골프 인생이 치명상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
타이거와 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하는 여인이 1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부인은 이혼을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스캔들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우즈는 지난 11일 “골프를 무기한 쉬겠다”고 발표하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더 나은 아빠, 더 나은 남편, 더 나은 인간이 되는데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당분간 골프채를 내려놓는 이유를 밝혔다. 세상에서 골프 제일 잘 치고,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고 아름다운 부인과 예쁜 아이들까지 두었으니 수많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만도 하다. 하지만 이번 스캔들은 ‘아무리 공든 탑도 한 순간에 무너진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타이거 우즈 스캔들을 접하면서 ‘나의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행복’은 욕구가 만족돼 부족함이나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안심하는 심리 상태를 뜻하는데 그 상태는 주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저마다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다. 행복의 의미도 개개인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수백만달러의 현찰을 은행 어카운트에 넣어두고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고 돈은 별로 없지만 직장에서 일 잘한다고 인정받으면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학교에서 공부 제일 잘 하는 아이를 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이요 타이거처럼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돼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이는 것도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나 보다 잘 나가는 사람을 볼 때 부럽다는 생각이 들면서 ‘저 사람은 행복하겠지’하고 느끼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요즘 같은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 중에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올해 영국에서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 1위는 예상 외로 코스타리카가 차지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2위, 자메이카 3위, 베트남 5위, 한 국 68위, 미국은 최하위권인 114위에 그쳤다. 나라가 잘 산다고 국민들의 행복지수까지 덩달아 높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2009년도 이제 10여일 정도 지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올해는 남가주에서 한인들의 자살사건이 유난히 많았던 해였다. 이들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며 행복지수를 크게 떨어뜨렸다.
경인년 새해가 다가오면서 새해에는 나만의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들은 행복은 멀리 있 다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소설이나 동화처럼 행복을 찾아서 세계 방방곡곡 을 누빌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든, 내가 행복을 느끼면 나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다. 물질적인 성공이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면 과감히 그 길로 나서자. 원하는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 행복의 열쇠라고 생각되면 주저하지 말고 실천해보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행복을 찾아서’에서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무일푼으로 길거리를 전전하면서도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는 주식브로커가 되기 위해 피눈물 나게 노력한다. 천신만고 끝에 그는 경쟁자 19명을 물리치고 주식브로커의 꿈을 이룬다.
행복을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2010년이 되기를 기원한다.
구성훈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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