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트레이드? … 이름만 보고
ESPN 유머칼럼에 장단 맞추는‘촌극’연출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com의 ‘페이지 2’란 유머 기사 섹션이 웃지도 못할 ‘촌극’을 빚어냈다. 짐 케이플이란 ‘개구장이’ ESPN 칼럼니스트 때문에 수많은 한국인 기자들의 영어실력만 들통 난 셈이다.
케이플은 9일 ‘Off Beat’(엇박자)이란 타이틀만 봐도 장난기가 넘치는 자신의 칼럼에서 “윈터미팅에서 언급되지 않은 이야기들”이라며 여러 구단과 선수들을 우스개꺼리로 만들었다. 여기서 다저스는 구단주 부부의 이혼, ‘돈의 제국’ 뉴욕 양키스는 그 많은 돈,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없는 돈 때문에 조크 대상이 됐는데…
그가 다저스를 놀리면서 왜 하필이면 추신수의 이름을 들먹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로 인해 여러 한국 언론 기자들이 본전도 못 차리게 됐다. 대부분 한국 언론에서는 이를 아주 심각하고 대견하게 받아들이면서 “추신수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비중 있게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잘 나가는 추신수가 스타대접을 받고 있다”는 식으로 줄줄이 보도, 각본에도 없던 코미디가 추가로 연출됐기 때문이다.
그 스토리를 1면 헤드라인 기사로 다룬 한국 신문까지 있다는 사실을 케이플이 알게 된다면 한국 기자들이 케이플의 다음 주 칼럼 소재까지 제공한 셈이다.
문제가 된 케이플의 글을 읽어보면 보면 “다저스는 아주 복잡한 트레이드를 추진 중이라는 소문인데 외야수 안드레 이티어를 놓고 남편 프랭크가 소유한 부분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보내 추신수와 바꾸고, 아내 제이미가 소유한 부분은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트레이드 해 선발투수 제레미 거쓰리를 영입하는 시나리오”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는 “맥코트 이혼에 대한 또 다른 소문은 아내 제이미가 매니 라미레스의 성적은 자신 것이고 2,300만달러 연봉부담은 남편 프랭크의 것임을 고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머는 ‘번역’이 잘 안 돼 이때까지도 사태 파악이 안 됐다면, 그 기사를 몇 줄만 더 읽어보는 ‘성의’만 있었어도 그 영어 실력이 들통 난 무책임한 보도는 안 했을 것이다. 양키스는 워낙 돈이 많아 “내셔널리그와 5년 계약 직전”이고, 또 팀이 아닌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와 트레이드를 추진 중”이라는 썰렁(?)한 농담들이 바로 그 아래 써 있고, 또 양키스 숏스탑 데릭 지터는 “여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을 때 14년 연속 가장 타율이 높은 공을 인정받아 상을 탔다”는 내용도 있었는데 그 중 어떤 부분이 농담으로 접수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이어 ‘가난한 구단’ 파이어리츠에 대해서는 이번 윈터미팅에 참여한 “구단사장과 단장이 메이저리그에서 제공한 방 3개짜리 메리어트 호텔 스위트를 ‘모텔6’에 묵고 있던 진공청소기 세일즈맨의 방과 바꾸고는 차액을 챙겼다”고 빈정대는 등 조크만 줄줄이 늘어놓은 솔직히 싱거운 칼럼이었건만 대부분 한국 언론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추신수가 다른 팀 핵심타자와 어깨를 견줄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는 뜻”이라며 “클리블랜드가 올 시즌 팀 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추신수를 순순히 내보낼 리가 없어 트레이드 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는 촌평까지 했다.
<이규태 기자>
추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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