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복무 프리미엄은 푸짐하다. 복무중 다양한 취업교육이 이뤄진다. 제대후 진학시 등록금이 거의 무료다. 신분상 제약 때문에 애로를 겪는 이민자들에게 미군복무는 시민권 취득의 지름길이다. 때문에 한인 등 소수계 커뮤니티에서 미군복무는 “무사히 제대할 수만 있다면” 안정된 미국살이의 열쇠쯤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샌프란시스코에 본부를 둔 소수계 언론연합 뉴 아메리카 미디어(NAM) 최근 보도는 그것이 근거없는 환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사 내지 사고사 등 생명의 위협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미군복무를 무사히 마치더라도” 보장되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NAM 보도에 인용된 재향군인회(VA) 2007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시점 이전 몇 년동안 전역한 제대군인들의 실업률이 무려 18%에 달했다. 당시의 일반실업율에 비해 2배 이상이다. 게다가 운좋게 일자리를 잡은 제대군인 가운데 4명 중 1명(25%)은 연봉 2만2,000달러 미만의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본격적인 불황이 시작되기 이전에 실시된 조사결과가 이 정도라면 요즘의 상황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제대군인들의 취업난 원인에 대한 명쾌한 진단은 없다. 그러나 이 기사는 미군복무중 이뤄지는 직업교육 자체가 형식적이거나 구시대적이기 때문임을 실례를 들어 시사하고 있다.
해병대원으로 복무중 전자분야 직업교육을 받은 브라이언 애나미씨는 제대후 전자업계에 취업하려 했으나 애써 배운 기술이 구식이라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는 별수없이 지난 6년동안 수영코치나 인명구조대원으로 근근이 살아오고 있다.
복무중 무릎을 다쳐 조기제대한 크리스토퍼 타주마씨도 번번이 취업에 실패한 뒤 지금은 SF공항에서 화물기 선적/하적작업 인부로 일하고 있다. 무릎이 좋지 않는데다 야간작업에 신물이 난 그는 돈을 좀 더 받고 밤에 잠을 잘 수 있는 일자리가 없을까 알아보느라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제대군인들, 특히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등 격전지에서 복무한 예비역들을 괴롭히는 가장 큰 골칫거리는 흔히 전투증후군이라 불리는 정서불안(PTSD) 또는 뇌손상(TBI)이다. 랜드 코퍼레이션(RC)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연인원 60만명 가까운 이라크전 및 아프가니스탄전 참전용사들 가운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약 30만명은 PTSD, 약 32만명은 주로 매설폭탄 폭발로 인한 TBI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두 가지 합계가 참전용사 숫자보다 많은 것은 한명이 두가지 증세를 다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시로 불안증세를 보이거나 특정한 자극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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