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라몬 경찰서 옆에서 ‘박 카이로프랙틱(Park Chiropractic)’을 운영하는 박병준 척추신경의(DC)는 축구매니아다. 최근 2주 간격으로 청년부 대회와 장년부 대회를 잇달아 개최한 아가페축구회(회장 김규영)가 그의 소속팀이다.
올시즌 북가주 한인축구 마감대회인 장년부 토너먼트가 열린 지난 7일(토), 장년부 선수인 그는 척추신경원 대신 운동장으로 출근했다. 환자예약을 오후 늦은 시간으로 미뤄놓고 그가 경기장으로 간 까닭은 선수로 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부상선수 돌보기 자원봉사를 위해서였다.
축구라면 이골이 났다지만 40세이상 고참들의 경기인데다 전날 내린 비로 잔디까지 젖어 크고작은 부상이 속출했다. 허리 무릎 발목이 삐끗하거나 목 어깨가 결리거나…. 필드 바로 옆에 설치된 간이치료대를 찾은 건 부상자들만이 아니었다. 평소에 느꼈던 몸의 불편이나 고통 때문에 그를 찾는 이들도 많았다.
정성어린 즉석교정은 물론이고 향후 개개인이 해야 할 보완노력에 대해서도 그는 세세하게 설명했다. 바른 자세 유지와 충분한 몸풀기 요령은 기본이었다. 하다못해 “뒷주머니에 지갑 같은 것도 넣지 마세요” “중심이 이쪽으로 쏠려 있으니 주무실 때 (부인과) 자리를 바꿔 주무세요” 등등 조금만 깨어 있으면 일상생활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으면서도 몰라서 깜박하기 쉬운 준수사항들을 그는 하나하나 일러줬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를 사양했다. 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이런 거 나오면 쑥스럽다”며 고개를 돌려 카메라렌즈와 눈을 맞춰주지도 않았다. 실은, 그러는 장면을 먼발치 본부석에서 바라보던 김규영 아가페회장이 다가와 “(척추신경원이) 오늘 노는 날도 아닌데 와서 (축구경기에) 뛰지도 않으면서 이렇게 봉사를 해주니 너무나 고맙다”며 명함을 빼앗다시피해 건네주기 전까지는 그의 이름도 척추신경원 명칭도 몰랐을 정도였다.
‘드러내지 않는 자원봉사’ 모범을 보인 그는 오후 3시쯤 예약환자들을 맞기 위해 경기장을 떠났다. 그는 일요일 오후 아가페축구회 정기연습 때도 응급치료 도구들을 챙겨와 부상선수들을 돌봐준다고 한다.
<정태수 기자>
사진설명
지난 7일 열린 제1회 아가페축구회 초청 장년부 축구대회에서 산라몬 ‘박 카이로프랙틱’ 박병준 원장이 부상선수 치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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