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이브의 첫 아들 가인은 자기 동생 아벨을 죽였기 때문에 인류 역사의 첫 살인자가 되었다.
가인과 아벨이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께 제물을 드렸었던바 하나님께서 아벨의 제물을 받아들이신 반면 가인의 제물은 배척하시자 가인이 심히 분하여 안색이 변했다고 창세기 4장에 나와 있다. “여호와께서 가인에게 이르시되 네가 분하여 함은 어찜이며 안색이 변함은 어찜이뇨 네가 선을 행하면 어찌 낯을 들지 못하겠느냐. 선을 행치 아니하면 죄가 문에 엎드리느니라 죄의 소원은 네게 있으나 너는 죄를 다스릴찌니라”(4:6, 7)
가인은 하나님의 그 같은 경고에 청종하는 대신 동생에게 들로 나가자고 유인하여 아벨을 처 죽이는 끔직한 범행을 저질렀다. 살인자들을 특히 존속 살해범들을 ‘카인’으 후예라고 부르는 연고가 거기에 있다.
살인은 문자 그대로 사람을 죽이는 행위다. 살인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사형수를 처형하는 것도 살인이지만 그것은 정당한 살인이다. 또 상대방이 자기 자신이나 가족 성원을 죽이려고 해서 방어하다가 상대방을 죽이게 되면 정당방위로 무죄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배우자가 배신하여 딴 사람과 성 관계를 갖고 있는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권총으로 간통 행위자를 쏘아 죽게 한다면 살인은 살인이로되 제1급 살인은 아니고 제2급 살인 정도로 처벌이 경감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전혀 남에게 해꼬지 할 생각이 나 의도가 없이 합법적인 행동을 하다가 남을 죽게 만들었을 때, 예를 들면 도끼로 나무를 자르다가 도끼날이 빠져 날아가 우연히 지나가던 행인을 죽게 한 경우 범법자는 살인범이 아니라 과실치사죄(manslaughter)로만 처벌받게 된다.
살인 중 가장 죄질이 나쁜 것은 가인처럼 계획하고 범행하는 것이다. 그저께 텍사스주의 어느 군사 기지에서 벌어진 끔직한 대량 살인 사건은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1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30여명을 부상시킨 범죄자가 니달 하산이라는 육군 소령으로 군의관이라는 사실이 믿기가 어려울 정도의 수수깨기이다. 게다가 워싱턴 인근과 날 때부터의 인연을 가지고 있다는 하산은 실버스프링에 있는 회교사원에서 적어도 하루에 한 번 기도를 드린 바 있던 신실한 무슬림이라고 해서 더 놀랍다.
부상당해 치료를 받고 있는 하산이 입을 열기까지는 범행의 동기 등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지만 버지니아 텍에서 ROTC를 거쳐 입관 된 후 베데스다에 있는 미군 의과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정신과 의사 전문의가 되었고 월터리드 병원에 근무했다니까 미국과 미군의 신세를 많이 진 사람일터인데 어쩌다가 동료들에게 총 뿌리를 겨누게 되었는지 짐작이 어렵다.
보도에 의하면 하산은 최근 몇 달 동안 연방수사기관의 내사 아래 있었단다.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하산은 이슬람 자살 특공대원들을 일제의 가미가제 조종사들에 비교하면서 그 같은 자살 행위자는 자살을 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숭고한 목적을 위해 자기 생명을 희생한 영웅이라고 해야 더 적절하다”라고 썼기 때문에 수사 기관의 주목을 받았던 모양이다.
하산의 이모인지 고모인지는 하산이 그의 인종과 종교 때문에 심한 괴로움을 당해서 제대할려고 많은 노력을 들였는데, 예를 들면 군의과 대학 학비보조금을 갚겠다고 하는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뜻대로 안 되어 고민했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또 하산은 미국이 이락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견해를 동료들에게 피력한 적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월터리드에서 텍사스 기지로 발령 난 것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배치되는 수순이라는 보도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을 구한다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한 소위 의사라는 사람이 계획적으로 군인들 대기실에 반자동 권총을 들고 들어가 마구 쏘아대서 13명의 유가족들을 통곡의 나락으로 떠밀어 넣었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악행 중의 악행이다. 사형을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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