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LCS 5차전 4-10
LA 다저스가 필라델피아로 가서 1승을 건지는데 실패하며 쓸쓸히 시즌을 마감했다. 그 대신 박찬호(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월드시리즈 진출의 꿈을 이뤘다.
다저스는 21일 적지에서 속개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NLC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4-10으로 완패, 2년 연속 필리스에 1승4패로 발목 잡혀 월드시리즈의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게임당 2점으로 틀어막았던 피칭 스태프가 필리스에는 5경기에 걸쳐 게임당 7점인 35점이나 두들겨 맞는 바람에 이길 수가 없었다.
다저스는 작년에도 디비전 시리즈에서 시카고 컵스를 3연승으로 휩쓴 후 필리스에는 5경기 만에 패했다.
필리스는 작년 NLCS와 월드시리즈 MVP를 휩쓴 좌완 선발 콜 해멀스가 또 부진(4⅓이닝 5안타 3볼넷 3삼진 3실점)했지만 라이언 하워드와 제이슨 워스 등 파워히터들이 줄줄이 나오는 강타선을 앞세워 월드시리즈 2연패에 4승 앞으로 다가섰다. 2000~01년 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따낸 필리스는 양키스가 LA 에인절스에 3승1패로 앞서고 있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의 승자를 기다리고 있다. 2009 월드시리즈는 28일 뉴욕 또는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에서 시작된다.
구단 통산 7번째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른 디펜딩 챔피언 필리스는 1980년과 작년에 이어 3번째 타이틀을 꿈꾸고 있다.
정규시즌 도중 텍사스 레인저스가 내다버린 선발투수 빈센테 파디야에 이날 시즌 생명을 맡겼던 다저스는 2005년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로 LA를 떠나게 내버려둔 워스에 두 방 등 필리스 타자들에게 크게 네 방을 얻어맞고 무릎을 꿇었다.
파디야는 2차전에서 선전했던 반면 서둘러 다시 마운드에 올린 5차전에서는 3이닝 만에 6점을 두들겨 맞고 일찌감치 교체됐다.
3-9로 뒤진 다저스에 8회초 마지막으로 찬스가 왔다. 그러나 무사 만루에서 맷 켐프의 안타로 1점을 만회한 후 제임스 로니가 초구 파울플라이 아웃, 러셀 마틴이 삼진으로 물러서며 김이 빠진 다저스는 케이시 블레이크마저 8구 접전 끝 숏스탑 땅볼에 그치며 의지가 꺾였다. 다저스는 안드레 이티어와 로니, 핀치히터 올랜도 헛슨이 차례로 솔로홈런을 날렸지만 필리스의 파워에 맞서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한편 박찬호는 이번 NLCS에 4번째로 등판, 1이닝 동안 2안타를 맞고 1실점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뛴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는 감격을 안았다. 박찬호는 필리스가 8-3으로 앞선 7회초에 구원등판, 한 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한 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안타 2개로 주자 2명이 생기자 라이언 맷슨으로 교체됐다.
<이규태 기자>
케이시 블레이크(왼쪽부터), 클레이튼 커쇼, 제임스 로니 등 다저스 덕아웃에 남은 선수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가 덕아웃 위에 올라가 관중석 팬들에 샴페인을 뿌리며 월드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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