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CS 2차전 연장 13회 3-4로 양키스에 2연패
11회말 3-2 리드 날린 후 2루수 실책으로 땅 쳐
LA 에인절스가 적지에서 1승을 건지는데 실패, 월드시리즈 진출권이 걸린 7전4선승제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에서 2패의 궁지에 몰렸다.
에인절스는 17일 뉴욕의 뉴 양키스테디엄에서 비가 줄줄이 내린 가운데 벌어진 시리즈 2차전에서 연장 13회 대접전 끝 3-4로 무릎을 꿇었다. 추위 속에 장장 5시간 10분 동안 열심히 싸웠지만 클로저 브라이언 푸엔테스가 세이브를 날린 끝에 결국 2루수 마이서 이스투리스의 수비실책으로 땅을 쳤다.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가 마침내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도 빅리그 연봉챔프의 몸값을 하며 양키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반면 에인절스는 돌연 수비가 무너져 남은 5경기서 4승을 거둬야 하는 신세가 됐다.
5회초에 2-2 동점을 이룬 에인절스는 연장 11회초 톱타자 숀 피긴스가 이번 포스트시즌 첫 안타(20타수)로 2루 주자 개리 매튜스를 불러들이며 3-2 역전승의 문턱에 섰다. 그러나왼손 클로저 브라이언 푸엔테스가 볼카운트 투스트라이크 노볼에서 3구째 연속으로 직구를 던졌다가 한 방에 3-3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A-로드가 밀어친 공이 펜스 앞에서 점프한 에인절스 우익수 바비 아브레유의 글러브를 살짝 넘어 홈런이 된 것. 푸엔테스는 경기 후 이에 대해 “높은 공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려고 했는데 공이 충분히 떠오르질 않았다”고 말했다.
A-로드는 3차례 정규시즌 MVP 경력이 빛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작년까지 타점 찬스에서 18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벌써 홈런을 3개나 치는 등 경기마다 최소한 1안타에 1타점으로 올리고 있다. 2004년부터 플레이오프 타율이 0.136(59타수8안타)으로 형편없었던 선수가 올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기회를 놓친 에인절스는 연장 13회말 1사 1, 2루 위기에서 구원투수 어빈 산타나가 2루 땅볼을 유인해냈다. 그러나 1루쪽으로 달리며 공을 잡은 이스투리스가 욕심을 내는 바람에 양키스의 포스트시즌 전승행진만 이어주고 말았다. 3루로 달린 주자가 홈인하면 끝나는 경기로 2루 주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지만 이스투리스가 돌연 빙글 돌며 2루로 공을 던진 결과 결정적인 악송구가 나왔다.
그 뒤를 백업하고 있던 피긴스도 공을 깨끗하게 잡아내지 못해 에인절스를 구하지 못했다.
마이크 소샤 에인절스 감독은 이에 대해 “더블플레이는 어림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지(별명)가 무리했다”고 말했다. 이스투리스도 “내가 너무 욕심을 냈다. 나는 원래 과감한 플레이를 두려워하지 않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바로 그런 면이 패인이 됐다”고 말했다.
13회말 위기는 2이닝째 마운드에 오른 산타나가 핀치히터 제리 헤어스튼 주니어에 안타를 맞고 시작됐다. 브렛 가드너가 희생번트로 그를 2루로 보낸 뒤 에인절스는 로빈슨 카노를 고의4구로 내보내고 멜키 카브레라에 승부를 걸었다. 카브레라는 1루와 2루 사이 땅볼을 치는데 그쳤지만 이스투리스의 악송구로 헤어스튼이 홈을 밟아 현지 시간으로 오전 1시7분 마침내 2차전이 끝났다.
이는 플레이오프에서만 두 번째를 포함, 양키스의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 15번째 마지막 공격 승리였다.
11회말 A-로드의 동점포로 살아난 양키스는 데릭 지터도 홈런을 날렸고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가 2006년 5월30일 이후 최다 2⅓이닝을 던져 무실점으로 막는 등 홈필드 이점을 필사적으로 지켰다.
3차전은 애나하임 에인절스테디엄으로 장소를 옮겨 양키스 좌완 앤디 페팃 대 에인절스 우완 제러드 위버의 대결로 벌어진다.
<이규태 기자>
승자와 패자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에인절스 캐처 마이크 나폴리(왼쪽)가 고개를 숙이고 덕아웃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동시에 결승점을 올린 양키스 주자 제리 헤어스튼 주니어는 껑충 뛰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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