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에인절스를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ALCS·7전4선승제)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은 바비 아브레유(35)였다.
지난 11일 에인절스가 ‘천적’ 보스턴 레드삭스를 3연승으로 휩쓸고 마침내 ‘빨간 양말 징크스’를 깬 데는 아브레유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에인절스의 마이크 소샤 에인절스 감독이 왜 그를 올 시즌 ‘팀 MVP’로 꼽았는지 확실하게 알게 해준 시리즈였다.
에인절스 타선에 안정감을 불러왔다는 그 ‘아브레유 효과’는 1차전 1회 첫 타석에서부터 나타났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아브레유는 레드삭스 선발 잔 레스터가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까지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았다. 볼 2개를 지켜본 뒤 그 다음 공 2개는 파울볼로 걷어냈다. 그리고는 주심의 손이 올라갈 만 했던 볼 2개를 더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 초반부터 레스터를 와인드업이 아닌 셋업 포지션에서 공을 던지게 만들었다.
아브레유는 3회에도 볼넷을 골라내며 레스터의 투구 수를 늘렸다. 그리고 5회에는 에릭 아이바를 3루에 두고 또 볼넷으로 출루했다. 또 볼카운트 2-2에서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는 그냥 지켜볼 수 없는 공 2개를 태연하게 흘려보낸 것. 워낙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소문난 아브레유가 안 치면 주심도 스트라이크라고 믿기 어렵다는 듯 조 웨스트 주심은 끝내 손을 올리지 못했다.
열을 받은 레스터는 바로 그 다음 공(70번째 투구)을 플레이트 한 복판으로 던진 결과 토리 헌터에 결승 3점포를 얻어맞았다. 아브레유가 준 스트레스 때문에 무너진 셈이다.
2차전에서는 아브레유가 4회 직접 안타를 치고 나가 선취점을 올렸다. 그리고 일요일 3차전에서는 레드삭스에 2-5로 뒤진 8회 빌리 와그너를 두들겨 대역전극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 아브레유의 우익선상 2루타를 시작으로 에인절스가 4-5로 추격, 레드삭스는 8회부터 클로저 조나단 파펠본을 경기에 투입한 신세가 됐다.
아브레유는 레드삭스를 뒤집은 9회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4-6으로 뒤진 9회 2사후 아이바가 안타, 숀 피긴스가 볼넷으로 출루하자 파펠본의 강속구를 받아쳐 ‘그린몬스터’에 맞고 떨어진 2루타를 뿜었다.
5-6까지 쫓긴 레드삭스는 헌터를 고의4구로 거른 후 블라드미어 게레로에 승부를 걸었지만 결국 게레로의 안타로 아브레유까지 홈을 밟아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에인절스는 심지어 원바운드로 들어오는 공에도 방망이를 휘두르는 게레로 등 ‘프리 스윙어’들이 많은 타선 중심에 침착하고 선구안이 좋은 아브레유를 세움으로써 밸런스가 잡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규태 기자>
11일 원정경기 마지막 공격에서 결승점을 올린 에인절스 주자 바비 아브레유(왼쪽)와 앞서 동점을 올린 숀 피긴스가 기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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