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피츠버스에서 1-11 KO패
샴페인 박스 끌고 샌디에고로
LA 다저스가 피츠버그에서 1승3패로 넘어져 샴페인 박스를 샌디에고까지 끌고 가야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다저스(93승64패)는 1승만 더 거두거나 콜로라도 로키스(88승68패)가 한 번만 더 지면 내셔널리그(NL) 서부조 2연패가 확정된다. 따라서 매직넘버가 ‘1’로 줄어든 이틀째 축배를 위해 클럽하우스 아이스박스에 샴페인을 꽉꽉 채워뒀다.
그러나 다저스는 28일 원정 4연전 피날레에서 시즌 100패의 수모나 안 당하면 다행인 ‘꼴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59승96패)에 1-11로 두들겨 맞는 등 2연패로 주저앉아 파티를 또 다음 날도 미루게 됐다. 로키스는 이날 경기가 없어 다저스는 결국 피츠버그에서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하고 샌디에고로 가져갈 짐만 늘어난 셈이 됐다.
다저스는 이미 103패를 당한 워싱턴 내셔널스(52승)와 올 시즌 2호 100패가 관건인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때마침 합계 7연전을 치르게 된 스케줄 덕분에 가볍게 디비전 우승을 확정지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피츠버그에 가서 정신 무장이 풀린 듯 이틀 연속 ‘매치 포인트’의 기회를 날렸다. 특히 월요일 낮 경기에서는 다저스가 마이너리그에서 직접 키워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한 앤디 라로쉬에 홈런 두 방을 포함, 5타수 5안타에 커리어 최다 6타점을 얻어맞고 무너진 점이 더욱 뼈아팠다. 라로쉬는 지난해 다저스가 매니 라미레스를 영입하면서 내준 선수 중에 하나로 이번 시리즈에서 18타수 10안타 3홈런, 2루타 3개, 8타점 7득점으로 ‘친정팀’을 괴롭혔다.
조 토리 다저스 감독은 팀의 2연패에 대해 “디비전 우승 전망은 아직도 밝다. 하지만 계속 오늘 같이 뛴다면 플레이오프에 나간다는 것 이외 기대할 게 하나도 없다”며 “실망이 크다. 물론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주는 것이 감독의 의무 중에 하나지만 이 시점에서 감독의 말을 들어야 의욕이 생기는 선수들이라면 문제가 심각하다. 지금은 감독의 그럴듯한 한마디에 무엇이 달라지는 시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저스는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면 제1 선발의 중책을 맡아줘야 할 일본인 선발투수 히로키 구로다가 이날 4이닝 동안 7점이나 내준 점도 불안하다. 그 중 4점은 자책점이 아니었지만 안타를 이닝 당 2개인 8개나 맞았고 그 중 절반은 백투백 홈런 등 장타였다.
구로다는 이에 대해 “특히 슬라이더가 말을 안 듣는 등 오늘은 제대로 들어가는 공이 하나도 없었다.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이런저런 대안을 제안했지만 끝까지 원하는 대로 던져지지 않았다”며 고개를 떨궜다.
다저스는 최근 수비도 형편없다. 안드레 이티어가 외야에서 실책을 연발하는 등 일요일에도 에러로 ‘자멸’한데 이어 이날에는 케이시 블레이크와 로니 벨랴드의 부상으로 인해 3루수로 투입된 마크 로레타가 2회 에러로 상대 5점 이닝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첫 3회 동안 에러로 기록되지 않은 베이스러닝 에러가 다저스 오펜스의 발목을 잡았다. 올랜도 헛슨, 로레타, 맷 켐프가 연거푸 베이스러닝 실수로 지워지며 득점기회가 무산된 것.
다저스는 최소한 와일드카드 진출권은 확보했고, 아직 5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디비전 우승을 걱정할 때도 아니다. 그러나 홈 필드 이점이 걸린 NL 탑시드를 놓칠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다저스는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또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맞붙을 경우 열세가 점쳐질 전망으로 홈 필드 이점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다.
다저스의 탑시드 매직넘버는 ‘4’로 이 레이스는 시즌 마지막 날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규태 기자>
라파엘 퍼칼(오른쪽부터), 매니 라미레스, 로니 벨랴드 등 다저스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상대의 홈런을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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