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G 빌딩 매입한 ‘우리금융’ 은 축제 분위기…
비어 있는 상태에 리모델링 비용도 엄청
입주자 유치 등 운영에 어려움 겪을 수도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르다’
한국의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과 뉴욕의 영우&어소시에이츠가 지난달 뉴욕 맨해턴의 명물 건물인 AIG보험사 본사(사진) 건물과 부속건물을 1억5,000만달러에 매입,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 부동산 업계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이 빌딩을 사들인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과 영우&어소시에츠 측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월가의 유서깊은 66층 건물이 한국인 수중에 들어왔다며 최근 축하 파티까지 열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미 부동산업계의 시각은 냉담하다. 부동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스퀘어피트 당 100달러로 외형상으로는 낮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현재 이 건물이 비어 있는 상태이고 ▲공실률이 높은 건물의 가치는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입주자 유치를 위해 리모델링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거래였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서는 비어 있는 건물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건물 개조뿐만 아니라 빈 공간에 입주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 비용과 함께 테넌트의 요구에 따라 상당한 개조비용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AIG 매입과 향후 운영에 따른 비용이 매입가를 육박하거나 상회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부동산 자문업체 쿠시맨 & 웨이크필드 LA 지부 칼 멀스타인 부회장은 “입주자들이 빠져나간 공간은 오랫동안 빈 곳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며 “그 기간이 1년 혹은 3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건물주들은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수개월 동안 임대료 무료, 공간 개조비용 보조 등 새 입주자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뉴욕 CB 리처드 엘리스의 최고 경영자 메리 타히는 “지난 25년 동안 요즘처럼 건물주들이 새 입주자들에게 엄청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건물 구입비를 따질 때 이 같은 혜택 제공에 따른 부담도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실률이 건물가치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맨해턴 오피스 시장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그럽&엘리스’의 로버튼 앤켄 감정사는 “공실률이 제로에 가까운 남부 맨해턴의 일부 건물 가격은 스퀘어피트 당 300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나 공실률이 높은 건물 가격은 스퀘어피트 당 1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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