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감원 “금융위기 해소 전 위험”… 사모펀드 참여도 제동
한국의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가 검토중이었던 한미은행(행장 유재승)에 대한 대규모 지분투자 계획이 한국 감독당국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한국 리딩투자증권(대표 박철)이 추진중인 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1억달러 이상의 2차 대규모 투자계획도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한국 리딩투자증권이 조성중인 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2차 사모펀드(PEF)에 대한 투자참여 요청을 받고 이를 검토 중이었으나 내외로부터 ▲금융위기가 완전 해소되기 전이라 해외투자가 위험하고 ▲황영기 전 회장 재직시 해외파생상품 손실 후유증 등의 논란으로 인해 한국 금융감독원의 제지를 받아 투자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우리은행지주가 요청받았던 한미은행에 대한 지분투자 규모는 200억~300억원으로 알려졌으며 현 환율(달러당 약 1,240원대)로 계산하면 1,600만~2,400만달러에 달한다.
우리금융지주는 또 세계적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미국·유럽 투자펀드에 대한 3억달러 투자계획도 금감원의 요청으로 전면 보류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2005~2007년 부채담보부 증권(CDO)과 신용부도 스와프(CDS) 등 해외 파생상품에 투자하면서 투자액의 90%인 14억2,200만달러의 손실을 본 상태에서 또다시 거금을 해외에 투자하는 것은 시기상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제동을 건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은행에 대한 지분 14.9%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1,100만달러 1차 투자계획을 오는 9월30일까지 마감할 계획인 리딩투자증권은 한미은행 인수를 위한 제2차 대규모 투자를 위한 사모펀드를 조성하고 현재 우리금융지주 등 한국의 기관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와 관련, 3일 한미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가 투자요청을 받았으나 최종 결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감원의 제동을 받았다”며 “리딩투자증권이 추진 중인 2차 사모펀드에 참여할 경우 단순 투자자로서 경영권 행사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도 우리금융지주가 고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금감원은 3일(한국시간) 황영기 현 KB 금융지주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및 우리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해외 파생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해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다며 황 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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