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장면을 표현하는 데는 이견이 없었어요. 극 중 가장 중요하고 숭고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배우 송강호가 영화 ‘박쥐’(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에서 파격적 성기 노출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송강호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CGV에서 열린 영화의 언론시사회에서 성기 노출신 출연에 대해 처음 출연 제안을 받은 10년 전에는 이 장면이 없었다. 1년 전 시나리오 완고가 나왔을 때 얘기를 들었다. 긴 시간동안 감독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며 꼭 필요한 장면이고 핵심적인 장면이라는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이어 그 장면은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가장 강렬하고 정확한 표현의 장면이었다. 전혀 이견이 없었다. 그 장면이 상현의 순교적인 행위라고 생각했다. 신앙과 종교를 위해 종교인이 죽는 것을 순교라고 하는데 현상현 신부가 그 장면에서 가장 치욕스럽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추종자들에게 보임으로써 종말을 맞이하는 모습을 표현한다고 봤다고 말했다.

영화 ‘박쥐’는 우연한 생체 실험에 참가했다가 뱀파이어가 돼 극단적인 모순 상태에 처하게 된 한 신부(송강호)의 이야기를 다뤘다. 친구의 아내(김옥빈)에게 유혹을 느끼게 된 신부가 그녀로 인해 인간이 가진 모든 욕망과 타락의 유혹 앞에서 갈등하는 이야기가 큰 줄거리다.

송강호의 성기 노출 장면은 극 중 자신을 추종하는 세력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일깨워 주기 위해 여신도를 의도적으로 성폭행하는 신에서 이루어졌다.

박찬욱 감독은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이 영화를 봤을 때 그 장면은 너무 자연스럽게 연기된 것 같다. 카메라 위치라던가 화면 사이즈, 구도 같은 것들이 아주 자연스러웠기에 뭔가 보여주려고 해서라기보다는 그냥 감추지 않았다는 기분이 든다. 관객들이 그 뉘앙스를 충분히 짐작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각) 칸 국제영화제 본선 부문 진출을 확정한 ‘박쥐’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한국아이닷컴 모신정 기자 msj@hankooki.com
사진=이혜영 기자